지난 2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연평도 해역에서 어업 지도를 하다 실종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47)씨가 북한에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진 사건과 관련해 A씨의 가족은 “월북했다는 군 당국의 얘기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24일 A씨의 형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명색이 공무원이고, 처자식도 있는 동생이 월북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공무원증이 배에 그대로 있었다”면서 “군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월북했다고 하는 것인지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선박생활을 해봤지만, 당시 해류의 흐름이 여러 번 바뀌고도 남을 시간”이라면서 “동생의 DNA가 확인된 것도 아닌데, 어째서 군은 동생을 특정해서 이런 보도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오전까지도 연평도에서 수색하다가 왔다”면서 “군에서 브리핑하기 전에 가족들과 어떤 증거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설명조차 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의 동료들도 A씨에 대해 “평범한 가장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고, 해양수산부 내부에서도 A씨가 평소에 조용한 성격에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민의 힘 이만희·이양수 의원이 월북 시도나 단순 실족 사고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내달라고 했지만, 국방부와 해경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고 정황을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