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7중 추돌 사고 후 영상. [영상 부산소방재난본부]

광란의 질주로 7명이 다친 부산 해운대 포르쉐 7중 추돌 사고가 대마초를 흡입한 운전자의 ‘환각 운전’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차 조사 결과, 포르쉐 운전자 A(40대)씨가 사고 전 차 안에서 대마를 흡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약물 복용 여부 등을 알아보기 위한 경찰의 소변 검사 요청을 받고 거부했다. 경찰이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위해 소변 채취를 하려 하자 “영장을 가져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경찰은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이 운전자에 대한 소변 검사를 했다. 경찰은 “교통사고 조사 절차상 음주와 함께 약물 복용 여부도 검사를 하도록 돼 있다"며 “이 절차에 따라 소변검사를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양성으로 검사 결과가 나와 대마초 흡입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후 A씨로부터 관련 피의자 조서를 받았다. 경찰이 조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을 때 A씨는 병실 내부를 걸어 다닐 정도의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고급 외제차인 포르쉐의 에어백들이 터지면서 큰 부상을 면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이번 사고로 중상 1명, 부상 6명 등 모두 7명이 다쳤다. A씨는 경상자에 속한다.

A씨가 탄 사고 차량은 포르쉐 ‘카이엔’ 모델로 차 값이 1억~1억6000만원 이상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착 옵션에 따라 차값은 더 비싸진다.

경찰은 또 포르쉐 차량 안에서 66개의 통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A씨의 사업 관련 오래된 통장으로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이 나온 바 없다”며 “통장을 본인에게 모두 돌려줬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5시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 교차로에서 7중 충돌 사고를 내고, 그 직전 2차례 더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말했다. 포르쉐는 7중 추돌 사고 현장 1㎞ 전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 앞에서 정차 중이던 차량의 왼쪽편을 충돌한 뒤 500m쯤 달아나다 중동지하차도에서 앞서가는 차량을 또 박았다. 이어 160m쯤 더 도망가다가 중동 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냈다.

경찰 측은 “포르쉐가 1차 접촉사고 이후부터 과속해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르쉐 운전자가 달아날 때 속도는 160m 정도 거리를 불과 3초 가량만에 달려 사고를 내는 모습 등으로 볼 때 속력은 최소 140㎞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현장 도로의 속도 제한은 시속 50km이다.

목격자들은 “포르쉐 차량이 ‘광란의 질주’로 표현될 정도로 도심 한복판에서 굉음을 내며 사고 후에도 폭주족처럼 달렸다”고 말하고 있다. 또 사고 현장에 타이어가 끌린 자국(스키드 마크) 등이 남아 있지 않아 포르쉐 운전자가 충돌 직전까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경찰은 1차 접촉 사고를 낸 뒤 달아나고 추돌 사고 후 비정상적 과속으로 도주하거나 사고 직전에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점 등 포르쉐 운전자의 행동이 일반적 교통사고 상황과 많이 달라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중이었다. 경찰은 조사 초기 “음주나 무면허 운전은 아니었다”고 말했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포르쉐 안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치거나 과속으로 달려 사람을 다치게 하고 마약류인 대마초를 흡입한(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A씨를 이날 입건했다.

14일 오후 5시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지하철 2호선 중동역 인근 교차로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던 포르쉐가 7중 충돌 사고를 내 운전자 등 7명이 다쳤다. /부산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