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등에서 생선이나 고기 포장을 위해 썼던 ‘속비닐(얇은 비닐)’은 과거엔 줄이는 게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실제 감축 효과를 본 대표적인 포장재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 5사는 2018년 하반기 환경부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고, 마트에 소비자용으로 비치했던 속비닐을 절반쯤 치웠다. 시행 초기엔 “생선·육류 등 물이 떨어지는 상품은 어떻게 포장하냐” “너무 불편해서 소비자 불만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반년 만에 속비닐 사용량이 절반 이상 급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비자 불만도 크지 않았다.

2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형마트의 속비닐 구매량은 320t으로 전년 동기(810t)보다 60.5% 줄었다. 사용량은 1억6000만장으로 전년 동기(3억4900만장)보다 54.2% 급감했다.

마트별로는 홈플러스가 67.2%를 감축해 가장 많이 줄였다. 이어 이마트(61.3%), 롯데마트(58.1%), 농협하나로 유통(50.6%), 메가마트(27.3%) 순이었다. 전반적으로 감축 효과가 컸던 셈이다. 메가마트의 경우는 당초 사용량 자체가 적어 감축률이 낮았다. 환경공단이 집계한 2019년 비닐류 출고량이 2018년 대비 2700t쯤 줄었는데, 속비닐 감축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도 국내 대형마트에서 최근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해 지난 한 해 연간 약 1억5000만장의 비닐봉지 사용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종이 박스로 포장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 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끈을 치워 연간 658t의 테이프(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테이프로 지구를 5.4바퀴 감을 수 있는 양이다.

제조사에서 플라스틱·비닐 사용량을 감축한 사례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용기 개선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159t 감축하고, 재활용, 바이오플라스틱 사용량을 281t 늘렸다. 애경산업은 세제의 이중 뚜껑을 단일 뚜껑으로 대체하거나, 손 세정제 용기 중량을 35g에서 25g으로 감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올해 상반기 39t의 플라스틱을 줄였다. 박상우 충남도립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전체 플라스틱·비닐 사용량에 비하면 포장재에 사용되는 양은 적다고 볼 수 있지만 줄일 수 있는 부분부터 줄여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일단 (폐기물을) 만들어놓고 잘 처리하는 방법을 고민하기보다 생산·소비 단계에서부터 과도한 폐기물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