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로맨스 스캠' 조직에 가담해 피해자들로부터 1억3000만원 가량을 뜯어낸 20대 외국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부(재판장 조현욱)는 로맨스 스캠에 가담해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다른 계좌로 이체하거나 인출하는 등의 역할을 한 혐의(사기방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A(27)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라이베리아인인 A씨는 올해 1월 경기도 평택시 한 주점에서 성명 불상의 로맨스 스캠 조직원으로부터 “현금을 인출해 전달해주면 인출금액의 3%를 대가로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승낙했다.

로맨스 스캠이란 소셜네트워크 및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하고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뒤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A씨 등 일당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피해자에게 접근, 자신을 미군 장교라고 소개한 뒤, 친분을 쌓아나갔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시리아에서 임무 수행 중 탈레반 조직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빼앗았는데 제대 뒤 한국으로 돌아가 투자하고 싶다”며 “현금을 금고에 넣어 한국으로 보낼테니 통관 비용을 대신 부담해 달라”는 식의 거짓말을 했다. 또 “지금 인천공항 세관에 외화반입이 적발됐는데 뇌물을 주고 빼내야 하니 계좌로 송금을 해 달라”며 “한국에 돌아가 10%를 보수로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로부터 2400만원을 전달받았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들 조직원들은 여러 피해자들로부터 총 9차례에 걸쳐 1억3797만여원을 뜯어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속여 계좌 등으로 입금된 돈을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다른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해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재판부는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서 한 행위일 뿐 사기범죄에 관련된 것을 몰랐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A씨의 주장에 “다른 공범들의 행위와 긴밀히 연결돼 있었고, 우연히 알게된 조직원의 부탁에 대해 의문을 품거나 확인하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며 “조직원끼리 어플리케이션 통해서만 연락을 취하는 등 일반적 아르바이트로 보기 어렵고, 피고인 스스로도 간단한 일에 비해 대가가 과다하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방조범으로 판단했다.

조 판사는 “로맨스 스캠은 다수인이 역할을 분담해 계획적·조직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기만하는 범죄로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며 “피고인은 인출책 또는 송금책으로서 범행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여러명의 피해자와 피해금액도 상당해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