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설탕을 먹으면 암이 자란다?

암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설탕부터 끊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설탕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대표적인 식품 미신 중 하나입니다. 일산차병원 암통합진료센터 홍성은 교수는 “우리 몸의 정상 세포와 암세포 모두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며 “설탕 섭취를 아예 안 한다고 해서 암만 굶겨 죽이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극단적인 당분 제한은 환자의 기력을 떨어뜨리기 마련입니다. 다만, 과도한 당 섭취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암의 재발 위험을 간접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설탕 공포증을 앓기보다는 과도한 첨가당을 줄이는 식습관이 올바른 방향입니다.

암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

채식이 가장 최선의 식단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육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식품으로, 암 환자에게도 중요한 영양 공급원입니다. 은평성모병원 영양팀 김아람 임상영양사는 “특히 암 치료 과정에서 손상된 조직의 회복과 면역 기능 유지에 단백질은 필수적이므로, 육류를 무조건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햄, 소시지, 베이컨 등 훈연한 가공육은 포화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고 훈연 과정으로 인한 발암 성분의 생성으로 과도한 섭취는 피하세요.

섭취 방법만 주의하면 됩니다. 기름기가 적은 부위의 살코기를 선택하고, 구이나 튀김보다는 찜이나 조림으로 조리하여 적절한 양을 섭취하세요. 조리 전 기준 350~500g 이내로, 끼니마다 포함하세요. 특히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류는 단백질뿐 아니라 철분도 함유하고 있어, 빈혈의 치료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정 건강식품이나 자연식이 항암 효과가 있다?

암 치료를 시작하면 불안한 마음에 이른바 ‘기적의 식품’이나 특정 건강식품에 희망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식품이 암을 치료하거나 항암 효과가 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성분 등을 보완하기 위한 식품일 뿐,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 보충제는 특정 상황에서 암 발생 위험을 높이거나 치료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하셔야 합니다. 홍성은 교수는 “특히 항암 치료 중에 검증되지 않은 건기식을 섭취하는 것은 간 수치를 높이거나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며 “특정 식품을 자연 항암제라고 맹신하기보다, 신선한 식재료를 골고루 드시는 것이 훨씬 몸에 좋다”고 말했습니다.

암보다 더 무서운 잘못된 식이제한

암 자체보다 무서운 것이 잘못된 식이제한으로 인한 영양실조입니다. 특정 항암 식품을 찾아 섭취하거나, 채식만 고집하거나, 유기농 식품만 선택한다고 해서 암이 예방되거나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식사의 폭이 좁아지면서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결정적으로 치료 예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김아람 임상영양사는 “암 치료 과정에서 식사는 특정 식품의 배제나 맹신이 아니라, 개인의 상태에 맞춘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기본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암 발생의 다양한 원인 중 식사 관련 원인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식습관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것으로, 갑자기 식습관을 바꾼다고 해서 단기간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무리한 제한이나 극단적인 조절보다는, 현재의 식습관을 기본으로 유지하되 건강에 불리한 요소는 줄이고, 도움이 되는 식사 원칙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접근이 바람직합니다.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로운 식사가 답

암 환자에게 특별한 항암 음식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식품이 아니라, 환자의 하루 영양 필요량을 충족하면서 평소 먹어오던 음식을 가능한 한 다양하고 맛있게 섭취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식단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습니다. 특정 악기 하나가 아무리 훌륭해도 다른 여러 악기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름다운 교향곡이 완성되지 않듯이, 특정 식품 하나가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밥상 위 여러 식품의 균형이 모여 건강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홍성은 교수는 “기적의 식품을 찾아 너무 에너지를 소모하지 마시고, 주어진 한 끼 한 끼를 맛있고 신선하고 건강하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섯 가지 식품군(곡류군, 어육류군, 채소군, 지방군, 우유군, 과일군)을 매일 빠짐없이 ‘적절한 양’으로 섭취하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밥을 주식으로 하고, 고기·생선·달걀 등 어육류 반찬 1~2가지와 채소 반찬 2~3가지를 매 끼니 준비하되, 가능한 한 조리법은 간단하게 하고 식단은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식으로 우유와 과일을 1~2회 분량 권장합니다. 치료 도중 입맛이 없더라도, 소량씩 음식을 섭취해 체중과 근육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김아람 임상영양사는 “특별한 식품이나 복잡한 식단보다 이처럼 소박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즐겁게 지속하는 습관이 암 치료 중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먹는 방법’에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질환의 종류와 진행 단계, 식습관, 현재 영양 상태, 치료 방법과 항암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은 환자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상영양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영양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개인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영양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단에 대해 불안함이 생길 때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언제든 병원 영양팀이나 의료진에게 상담을 요청해 바람직한 조언을 얻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