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식사는 그 어떤 치료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식탁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행복하고 소박한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별히 피해야 하는 것들은 건강한 식사에 방해가 되는 것입니다. 특별히 더 먹어야 하는 것도 없습니다. 환자의 식사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음식의 양이 아니라 질, 그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어떻게 먹느냐’입니다.
·담소를 즐기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드십시오.
·자연이 선물한 가공이 덜 된 음식을 드십시오.
·골고루 꼭꼭 씹어서 드십시오.
일용할 양식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가족과 함께 즐겁게 먹는 식사가 가장 행복한 식사, 건강한 식사입니다. 이왕이면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가공이 덜 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곡물의 경우에는 도정(농약을 안 친 것이어야 합니다)이 덜 된 것, 식품첨가물이나 방부제 등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 신선한 재료를 그대로 활용해 먹는 음식이 영양 면에서 우수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건강에 좋다고 집착해서 챙겨 먹는 것은 일종의 탐욕입니다. 자연에서 나는 것은 무조건 골고루 다 먹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것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 선물에 감사하면서 가족끼리 나누며 즐겁게 드세요.
식사할 때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원칙 외에는 엄격히 적용할 만한 원칙은 없습니다. 암에 나쁜 음식이나 좋은 음식이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입니다.
환자의 음식이라고 해서 더 특별하거나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환자의 음식이므로 특별해야 한다거나, 엄격하게 식이요법을 지켜야 한다는 선입견부터 버리세요. 환자에게 몸에 좋다는 음식을 무리하게 구해서 먹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면 전체적으로 영양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엄격한 식사 원칙을 세우지 마십시오. 살코기라면 한 점도 먹지 않고, 지방은 다 떼어버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채소가 몸에 좋다고 하루에 서너 잔씩 녹즙을 먹는 분, 물을 하루에 몇 리터씩 마시는 분, 외식이 나쁘다고 절대로 안 하는 분, 조미료를 절대로 쓰지 않는 분, 카레가 좋다고 모든 음식에 카레를 넣는 분 등이 계십니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절대로 안 먹을 수는 없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독약을 먹는 것처럼 긴장하지 마십시오.
암 투병은 ‘누가 완벽하게 치러내나’ 하는 의지의 시험장이 아닙니다. 의지를 가지고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든 고맙게 먹는 것이지, 종류를 가려서 먹는 게 아닙니다. 따라서 식단을 짜지 마세요. 평소에 식단을 짜서 먹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병원처럼 식단을 짤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식단으로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지방을 적당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한 가지를 덜 먹거나 더 많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자란 부분은 그 다음 식사에서 먹으면 됩니다. 미리 먹을 것을 계획하지 말고, 이미 환자가 먹은 것을 적으십시오. 그러면 장을 보면서 “저번 식사에는 꽁치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꽁치 대신 다른 걸 사볼까”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환자가 편식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제철 음식을 식탁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