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성규

많은 이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조작한다.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치고, 마우스를 움켜쥔다. 주부들은 빡빡한 가정용 밀폐 용기를 열다가 손목이 삐끗하는 일도 잦다. 남자들은 근육 늘린다고 아령을 과도하게 들다 손목 인대가 늘어나는 일이 흔하다. 바야흐로 손 수난 시대다.

손목과 손 부위 인대 염좌(삐거나 염증 생긴 상태)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해마다 늘면서 2024년에는 160만9991명에 이르렀다. 김현옥(창원경상대병원 교수)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위원은 “손은 우리 몸에서 골관절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관절”이라며 “역학 연구에 따르면 55세 이상은 영상검사 상 55~67%에서 손 골관절염이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25만여 명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90% 이상에서 염증이 손 관절을 침범한다. 퇴행성 관절염까지 포함하면, 전국서 약 300만명이 손 관절 문제로 일상의 고단함을 겪고 있다.

손 관절의 작은 통증이나 기능 저하만으로도 식사, 세면,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기본적인 활동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류마티스학회는 손 관절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손 기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손 관절 보호 10대 생활 수칙’을 9일 발표한다<그래픽 참조>.

차훈석(삼성서울병원 교수) 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은 “손 관절 질환은 반복적인 과사용과 잘못된 생활 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생활 수칙이 일상 속에서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올바른 손 사용 습관으로 인생 끝까지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 관절 보호는 병원이 아니라, 일상에서 이뤄진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손을 덜 쓰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쓰는 것’이다. 첫 번째 수칙은 손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줄여야 한다. 병뚜껑을 세게 돌리는 동작, 무거운 물건을 쥐고 드는 행동, 걸레를 강하게 비트는 동작은 손 관절에 큰 압력을 준다.

손을 보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손 대신 도구를 쓰는 것’이다. 병뚜껑 오프너, 마늘 다지기, 채칼, 전동 주방기기, 손목 받침대 사용 같은 작은 변화가 손 관절 부담을 크게 줄인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손 통증이 증가한다. 손 관절은 ‘작은 반복 움직임’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루 수천 번 반복되는 터치와 스크롤이 미세 손상을 누적시킨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고, 사용 중간중간에 손을 쉬게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손이 아프면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관절을 더 굳게 만든다. 손가락을 펴고 오므리거나, 손끝을 맞대는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관절 가동 범위를 유지할 수 있다. 손 운동은 연골에 영양을 공급하고,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해 통증을 줄인다. 하지만 강한 힘이 들어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악력 운동이나 강하게 쥐는 동작은 오히려 관절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찜질에도 원칙이 있다. 손이 붓고 열감이 있을 때는 냉찜질을 10분 정도 하면 좋다. 이때 피부 보호를 위해 얼음팩을 수건에 감싸서 써야 한다. 손마디가 뻣뻣하고 굳은 느낌이 들 때는 15~20분 정도 온찜질을 해서 혈액 순환과 유연성 회복에 도움을 받는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면 손 건강도 좋아진다. 손 관절은 변형이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손 통증이 지속될 때는 보호대 또는 보조기를 활용하여 관절 부담을 줄이고, 관절전문의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아서 손 상태를 확인하고, 손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류마티스학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