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가 늘면서 인공신장실이 다소 난립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인증된 투석 기관에서 치료받을 경우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인·김도형·이영기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장실 인증이 환자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연구 논문을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내 832개 의료기관에서 유지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 3만1227명을 3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대한신장학회 인증을 받은 ‘우수 인공신장실’에서 치료받은 환자군은 미인증 기관 이용 환자군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1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환자의 나이, 성별, 투석 기간은 물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동반 질환 유무를 모두 보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증 여부’ 자체가 독립적인 생존 변수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65세 미만, 투석 기간이 짧은 환자군에서 생존율 차이가 뚜렷했다. 이는 의료기관의 질 관리 수준이 혈액 투석 환자의 생사(生死)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인증 기관과 미인증 기관의 생존율 격차가 발생하는 핵심 이유로 ▲투석 전문의 상주 여부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수 준수 ▲윤리적 운영을 꼽았다. 인증을 통과한 기관은 혈중 인·칼슘 수치 관리와 투석 적절도 등 주요 임상 지표가 미인증 기관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이는 말기 콩팥병 환자의 생명 유지에 중요한 요소다.
책임저자인 이영기 교수는 “한국은 인공신장실 설치나 운영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의무적인 법적 기준이 미비한 실정”이라며 “투석실 인증제는 환자 안전과 혈액 투석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장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