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는 단순한 감정 기복이나 피로감을 넘어 신체 전반에 큰 변화가 생겨하는 시기다. 흔히 갱년기를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가는 과정으로 여기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길게는 10년 이상 고통이 이어지며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인사이드’는 강남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와 함께 갱년기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남녀 가리지 않는 갱년기, 참고 버티는 것만이 정답 아냐
갱년기 여성들은 안면 홍조, 불면증, 빈뇨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관절염, 비만, 우울증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이상 증상을 겪는다. 이는 남성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활기찼던 남성이 갑자기 우울해지거나 눈물이 많아지고 전립선 비대증을 겪기도 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이러한 증상을 말하지 않고 참고 버티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갱년기는 국제 질병 분류에서 ‘N95’라는 질병 코드로 등록될 만큼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폐경 전후로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갱년기 근본 원인은 ‘호르몬 불균형’
갱년기 고통을 없애려면 부족해진 호르몬을 보충하는 게 중요하다. 안철우 교수는 “폐경 후 1년 이내 호르몬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호르몬 보충을 일찍 할수록 세포들이 이를 기억해 유산처럼 오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우 교수는 “이는 2000년대 초반 미국의 한 연구 발표에서 비롯됐는데, 이후 수많은 후속 연구를 통해 호르몬 보충 요법이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적절한 용량과 기간으로 치료를 진행하면 부작용의 위험보다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훨씬 크다고 한다.
◇갱년기 관리를 위한 ’15분 습관'
갱년기 관리를 위해서는 호르몬 약물 요법 외에도 생활 습관의 교정이 필수적이다. 갱년기는 50대 성호르몬 부족(제1의 갱년기), 성장호르몬 부족(제2의 갱년기), 70대 멜라토닌 호르몬 부족(제3의 갱년기) 등 시기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자신에게 부족한 호르몬을 파악하고, 이를 채우기 위한 ‘15분 습관’ 루틴을 만들어야한다고 안철우 교수는 말했다. 예를 들어 ▲지인과 함께하는 외출(옥시토신) ▲동네 걷기(성장호르몬 및 세로토닌) ▲간단한 스트레칭(근육 호르몬) ▲음악 듣기(세로토닌) ▲장보기(도파민) 등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요실금 예방을 위해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골반 운동도 유익하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콩국이나 수제 두유를 마시는 것도 남녀 모두의 호르몬 균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영양제의 경우 호르몬 분비 시스템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나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맹신은 금물이다.
◇“갱년기(更年期)는 인생의 신발 끈을 다시 매는 시기”
안철우 교수는 “누구나 갱년기를 겪지만, 이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이후 인생은 천지차이로 나뉜다”고 말했다. 슬기롭게 극복한 사람은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합병증에 시달리며 힘든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사회적 상실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외모나 허영에 치중하기보다, 잠시 쉬어가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고 인생의 방향과 속도를 재설정해야 한다. 안철우 교수는 “ ‘갱년기’의 본래 의미가 ‘신발 끈을 다시 맨다’는 뜻이듯, 이 시기는 인생 2막의 후반부 체력을 다지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 과정”이라고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오건강’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