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잠을 너무 적게 자고, 매우 늦게 잠들고, 스마트폰을 보다가 잔다. 세계에서 유별나게 수면 시간이 적고, 가장 늦게 자는 나라다.”

오는 13일 ‘세계 수면의 날’을 기념하여 대한수면연구학회가 최근 연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한국인의 수면 성적표’다. 김혜윤(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수면연구학회 홍보이사가 발표한 ‘2025 한국인의 수면 리포트’에 따르면,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25분에 불과했다. 성인 권장 수면 시간이 7~9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잠이 1시간 35분 이상 부족한 상태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중 실제 잠든 시간의 비율, 수면 효율은 평균 82%로, 건강 수면 효율 기준 90%보다 8% 낮다. 그만큼 자다가 뒤척거리고 밤에 깨어 있는 시간도 길다. 평균 39분 동안 잠에서 깨어 있는 상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권장 기준의 두 배다. 한국인이 단순히 ‘잠을 적게 자는’ 수준이 아니라 잠의 질 자체가 떨어진 상태라는 의미다. 그 결과, 자신의 수면에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은 열 명 중 세 명(28.8%)에 불과했다.

이번 수면 실태 분석 자료는 수면무호흡증 인식 조사, 수면 앱 사용자 대상 조사, 수면 문제로 양압기를 쓰는 사람 등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것이기에 전체 한국인 수면 실태와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으나, 한국인의 수면 문제 전반을 반영한다고 수면연구학회는 전했다.

한국인의 수면을 방해하는 핵심 요인으로는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사용이 꼽혔다. 잠들기 직전까지 휴대폰을 보는 사람은 69.3%로 나타났다. 침대 옆에서 밤새 휴대폰을 충전하는 사람도 60%가 넘는다. 자면서도 스마트폰을 끼고 지낸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의 빛은 근거리에서 망막을 자극하여 각성 효과를 크게 내기에 쾌면의 최대 적으로 꼽힌다.

한국인의 수면 패턴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올빼미형 생활’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족이 전체의 56.2%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평균의 약 두 배 수준이다. 평균 취침 시간이 밤 12시 51분이다. 이는 하루 동안 겪은 스트레스와 부족했던 개인 시간을 밤에 보완 보상하려는 ‘보복성 취침 지연’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밤 11시를 넘어 늦게 잘수록 깊은 잠에 빠지기 어렵고, 수면 효율은 떨어진다.

한국인은 수면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수면 검사를 받거나 수면 위생을 지키려는 노력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원철(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수면연구학회 회장은 “수면 장애와 불량은 개인의 건강 위협을 넘어서 공공의 보건 문제이자,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보건 이슈”라며 “교대 근무자나 학생들을 포함하여 사회 전체가 국민 캠페인처럼 수면 루틴과 위생을 실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연구학회가 강조하는 수면 루틴은 매일 이뤄지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다<그래픽 참조>. 먼저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생체 시계가 일정한 수면 사이클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도 일정한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배꼽 시계’도 작동하여 일정 시간 수면을 유지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상 후 아침과 낮에 가능한 한 햇볕을 많이 쬐는 게 좋다. 낮잠은 안 자거나 15분 이내로 자고, 오후부터는 카페인 섭취를 최소화해야 한다. 신원철 회장은 “침대에서 휴대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4.5%에 불과하다”며 “잠들기 1~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침실을 어둡고 고요하게 만들어야 푹 잘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