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타민을 매일 챙겨 먹으면 노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 병원 연구팀은 종합 비타민·미네랄 섭취와 생물학적 노화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9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평균 나이 70세인 노인 9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임상 시험이며, 연구팀은 이들의 DNA 기반 노화 지표 5가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종합 비타민·코코아 추출물’ ‘종합 비타민·위약’ ‘위약·코코아 추출물’ ‘위약·위약’ 그룹에 무작위 배정됐다. 이어 연구팀은 각 그룹의 생물학적 노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종합 비타민을 복용한 그룹은 노화 속도를 평가하는 생리 지표와 전체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생리 지표의 연간 속도가 위약 복용 그룹보다 각각 2.6개월, 1.4개월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 시작 전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았던 사람들은 노화 둔화 효과가 2.8개월 더 컸다. 생물학적 노화가 빠른 사람일수록 더 큰 효과를 봤다는 의미다. 다만 종합 비타민은 나머지 3가지 생리 지표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코코아 추출물 역시 5가지 생리 지표에서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앞선 관련 연구들에서 종합 비타민 복용이 건강에 큰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성인 39만124명을 2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를 보면, 종합 비타민을 매일 먹어도 심장병이나 암 같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NCI 연구팀은 “수명 연장을 위한 종합 비타민 복용은 추천하지 않는다”며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 보충제 유행에 동참해 돈을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닐 바나드 조지워싱턴대 의대 교수 닐 바나드 박사 역시 “베타카로틴, 비타민 C·D, 아연 등은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노화 관련 황반 변성을 늦춘다”면서도 “요점은 종합 비타민제가 장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