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척추에도 악영향을 끼쳐 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이 최대 1.4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권지원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세 이상 326만5000여명의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미국척추학회 공식 학술지(The Spine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는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들이 검진을 받은 뒤 약 3.5년간 축적한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대상자는 비흡연군, 일반담배 흡연군,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군,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군으로 분류됐다. 척추 디스크는 의사로부터 명확히 진단받아 외래 진료를 2회 이상 받거나, 입원한 기록이 있는 경우에만 환자로 분석에 포함했다.
그 결과 모든 흡연군이 비흡연군에 비해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이 높았고,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꿔도 그 위험이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흡연군을 기준으로, 디스크 발생 위험은 일반담배 흡연군 1.17배, 액상형 전자담배군 1.15배, 궐련형 전자담배군 1.13배로 나타났다.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1.17배로 가장 높았다.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꾼 흡연자의 디스크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의 1.09배였다. 이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1% 낮아진 수치이지만, 여전히 비흡연자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에 일반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디스크 질환 위험은 1.01배로, 일반 담배를 지속적으로 흡연하는 것과 유사했다. 비흡연자와 비교하면 위험비가 1.34배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그룹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꾼 집단은 사용 빈도가 잦을수록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의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의 1.42배에 달했다.
권지원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 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최초 코호트 연구”라며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 임상 현장에서의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