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으로 자주 불안해하고, 불면을 호소하는 현대인이 많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인사이드’에 출연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호흡법, 수면법 등을 소개했다. 그는 불안을 피할 수 없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불안 구조화’ 방법도 설명했다.
불안은 본래 위기를 벗어나 생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리 몸의 방어 기제이다. 위기 상황에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혈압이 오르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근육이 수축한다. 원시시대에는 맹수의 위협이 불안의 원인이었다면, 현대에는 다른 요인들이 교감신경을 수시로 자극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무한 비교와 경쟁, 언제 어떻게 ‘아웃’될지 모른다는 생존의 불확실성이 시시때때로 불안감을 키운다.
적정 수준의 불안은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건강 관리에 힘쓰는 것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안이 지나치면 일상이 망가질 수 있다. ‘병적 불안’이다. 전 교수는 “병적 불안이 오면 일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대인 관계도 회피하게 된다”고 했다. 공황장애, 강박 등도 병적 불안에 속한다.
과도한 불안은 불면증, 소화불량, 만성 통증, 우울증 등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유발한다. 불안으로 기억력이 저하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치매로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 교수는 “요즘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 중 제일 흔한 게 치매가 아닐까 하는 불안”이라며 “불안하면 기억 등록이 안 돼서 기억력이 떨어지는데, 이는 치매와 다르다”고 했다. 심장이 두근거리면 심장병을, 숨이 안 쉬어지면 폐암을 걱정하는 등 한국인 특유의 건강 염려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불안을 다스리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숙면이다. 잠을 잘 자면 교감신경계가 안정되고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 전 교수는 “불안한 분들이 잠이 안 오는 이유 중 하나는 누워서 그날 있었던 일이나 사람의 얼굴, 내일 할 일 등을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갑자기 각성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평온한 바다를 봤던 기억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떠올려 불안한 생각을 밀어내는 게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무의식적으로 공기를 삼켜 배를 부르게 하고 호흡을 방해하는 ‘에어로파지’ 습관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다. 전 교수는 “불안이 심한 분들은 자기 호흡을 의식해 공기를 꿀꺽꿀꺽 마시게 되는데, 이런 습관을 줄이는 게 좋다”고 했다.
불안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를 ‘구조화’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자녀를 걱정해 수시로 연락하는 부모가 있다면 오후 6시에 딱 한 번만 연락해 보기로 다짐하는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유튜브 ‘닥터인사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