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철원

아침 7시. 스마트폰 알람이 세 번이나 울린 뒤에야 겨우 눈을 뜬다. 커튼은 닫힌 채 방 안은 어둡다. 세수도 하기 전 휴대전화 화면부터 들여다본다. 커피 한 잔과 토스트 한쪽으로 식사를 때우고 출근한다. 밤이 되면 상황은 반대다.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머리는 또렷하고, 생각은 꼬리를 문다.

많은 현대인이 겪는 하루인데, 이는 태양 주기에 따른 자율신경의 흐름과 반대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활성화되는 교감신경으로 하루 시작하고, 저녁과 밤에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으로 하루 마침표를 찍어야 낮에는 활기차고, 밤에는 숙면에 이를 수 있다.

그 리듬의 중심에 ‘자율신경’이 있다. 자율신경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심장, 혈관, 위장, 체온을 24시간 조절하는 생명 유지 시스템이다. 자율신경은 활동과 긴장을 담당하는 교감신경, 휴식과 회복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 두 축으로 나뉜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교감신경은 ‘액셀’, 부교감신경은 ‘브레이크’다.

건강한 하루의 조건은 아침에는 액셀을 밟고, 저녁에는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생체시계만 알면 누구나 푹 잘 수 있다>의 저자 이헌정 고려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생체시계 하루 리듬은 아침에 맞춰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어 낮에 각성하고 활동하게 하고, 밤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편안히 이완되어 잠들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낮을 낮답게 보내야 밤이 밤답게 찾아온다”며 “아침의 움직임, 식사 같은 신호가 자율신경의 하루 리듬을 정렬해주고, 아침 햇빛은 뇌에 찍는 ‘출근 도장’ 역할을 한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에 아침 ‘스위치’를 잘 키는 게 중요하다. 첫째 엑셀은 햇빛이다. 아침 햇빛을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약 12시간 뒤에는 부교감신경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준비를 한다. 아침 빛이 밤 수면을 예약한다. 가능한 한 일출 시간에 맞춰 일어나 방안 커튼을 열고 햇빛을 봐야 한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출근길에는 고개를 들고 햇빛을 받는 게 좋다<그래픽 참조>.

둘째 엑셀은 단백질 섭취다. 단백질은 세로토닌과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 재료로, 이들은 뇌의 각성과 기분을 올린다. 식사를 거르면 교감신경을 올릴 연료가 부족해지는 셈이다. 계란, 두부, 생선, 요거트, 콩류 등 단백질을 포함한 아침 식사가 도움이 된다. 하루 식사의 비중은 아침·점심을 충분히, 저녁은 가볍게 하는 것이 자율신경 리듬에 유리하다.

셋째 엑셀은 가벼운 움직임이다. 아침에 5~10분만 몸을 움직여도 교감신경은 빠르게 올라간다. 계단 오르기, 걷기, 간단한 스쿼트 등이 권장된다. 넷째는 배변이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습관은 장의 리듬을 안정시킨다.

저녁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늦은 밤의 과도한 빛, 스마트폰 사용, 과격한 운동, 과식은 교감신경을 다시 자극한다. 야식은 밤 브레이크를 망친다. 잠들기 1~2시간 전부터 실내 조명을 낮추고, 천천히 숨을 내쉬는 호흡을 해보라. 깊게 내쉴수록 부교감신경은 활성화된다.

아침에 브레이크를 밟은 채 하루를 시작하고, 밤에 액셀을 밟은 채 잠자리에 드는 삶이 문제다. 숙면은 밤이 아니라 아침에 만들어진다. 아침엔 교감신경으로 살고, 저녁엔 부교감신경으로 살아보시라. 신이 내린 보약 햇빛을 아침과 오전에 많이 즐기고, 아침에 단백질을 먹고, 몸을 움직이고, 하루 일정한 리듬을 만들면, 낮은 활기차고, 밤은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