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면 우울증에 빠지기 쉽고 또 쉽게 피로해집니다. 하지만 예민한 성격을 잘 관리하면 이것이 남다른 성취를 이룰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가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인사이드’에 출연해 ‘예민함’을 긍정적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그 비결로 정서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안전 기지’를 만들고,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말라고 제안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예민하다?
전홍진 교수는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매우 예민한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소리, 냄새, 빛과 같은 감각 자극에 민감해 층간 소음이나 배우자의 큰 목소리에도 쉽게 고통을 느끼며, 이로 인해 불면증을 겪기도 한다.
전 교수는 이같은 예민한 성격이 사회적 성공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유명한 사람들 중에는 아주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가 적지 않다”며 “남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예술가나 사업가 중에는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포착하는 선천적 기질을 가진 이들이 많으며, 불안한 가정환경 등 후천적 요인과 결합해 성공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공감 능력 뛰어나지만 ‘에너지 소모’ 커
예민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전 교수는 “남들은 그냥 넘겨버릴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부정적인 감정의 전이가 쉽게 일어난다고 한다. 한 번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면 어린 시절의 기억까지 끄집어내며 깊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비판이나 뒷담화에 과몰입해 대인관계를 단절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한다.
◇나만의 ‘안전 기지(Secure Base)’를 찾아라
그렇다면 예민함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전 교수는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안전 기지’를 만들 것을 조언했다. 어릴 때는 부모의 공감과 응원이, 성인이 된 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나 활동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전 교수는 “마음이 제일 편안해지는 시간, 내 마음의 예민함을 줄이는 안전 기지를 만들어야 한다“며 운동이나 가구 만들기 등 자신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상대방 표정·말투에 과도한 의미 부여 말아야”
전 교수는 대인관계에서 긴장을 낮추는 법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예민한 사람들은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말실수를 상대가 계속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 교수는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에 얘기한 것을 상대방이 다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또 타인의 말투나 표정은 그 사람의 원래 습관일 뿐,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했다.
세련되게 거절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무작정 싫다고 하기보다 “참 좋은 제안이시긴 한데, 제가 지금은 여력이 없어서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같이 하면 어떨까요?”라며 부드럽게 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사실과 불안에 의한 연상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팩트와 상관없는 부정적 연상 작용에 휘둘리지 말고, 팩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예민함을 건강하게 다스리는 길이라는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인사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