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은 과연 무엇을 먹고 건강을 유지했을까. 35년 넘게 장수를 연구해 온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 교수는 “연구 결과 우리 고유의 전통 식단과 규칙적인 식습관에 장수 비결이 있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장수 연구진이 100세 노인들을 만나며 가장 감동받은 부분은 규칙적인 식습관”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장수 노인은 하루 세 끼를 챙겨 먹으며, 식사 시간이 매우 정확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의 효율을 결정하는 ‘서카디안 리듬(일주기 리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빛이 생체 리듬을 결정하는 제1 요인이라면, 제때 영양소가 공급되는 규칙적인 식사는 두 번째로 중요한 요인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이들은 절대 과식하지 않고 본인의 몸에 맞게 일정량만 섭취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한다.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

한국의 장수 식단은 밥, 국, 반찬(김치·나물·장류 등)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전통 밥상이다. 서양의 지중해 식단이 동물성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 식단은 식물성 위주다. 특히 채소 섭취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서양은 생채소를 선호하지만, 한국은 채소를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박 교수는 “연구 결과, 채소를 데쳐 먹는 방식이 건강에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채소에 포함된 질산염은 체내에서 발암 물질을 생성할 수 있는데, 채소를 1분만 데쳐도 질산염의 50~60%가 제거된다고 한다. 비타민C가 일부 파괴될 수 있으나, 데친 채소는 부피가 줄어 생채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 변비와 비만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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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채식 위주 식단은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하는 비타민 B12 결핍을 초래하기 쉽다. 그러나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한국 100세 노인들의 혈청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 B12 수치가 모두 정상이었다. 그 비결은 된장, 간장, 청국장, 김치 등 발효 식품에 있었다고 한다.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비타민 B12를 생성해 식물성 식단의 영양학적 단점을 보완한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박 교수는 “최근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이나 소식이 노년층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데, 면역 세포를 생성하려면 지속적인 영양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100세 노인 중 필요한 칼로리보다 적게 먹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80세 이상 고령자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잘 챙겨 먹어야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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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의 내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식사 환경이다. 박 교수는 “장수 지역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가족, 이웃과 어울려 식사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문화”라고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