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이후, 어느 정도 숨이 돌아오면 사람들은 묻기 시작한다.

“이제 뭘 해야 좀 괜찮아질까요?”

많은 이들이 그 답을 밖에서 찾는다. 누가 운동이 좋다 하면 운동을 시작하고, 누가 명상이 좋다 하면 명상 앱을 깐다. 하지만 그렇게 남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더 지치는 경우도 많다. “왜 나는 이게 안 맞지?”라는 자책이 뒤따른다.

여기서 꼭 짚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회복의 길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유전자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생활습관, 취미도 다르다. 그러니 마음을 쉬게 하는 방법이 같을 리 없다. 회복에는 표준 해답이 없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깊은 우울증을 그림 그리기를 하며 해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그림은 그가 그림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다. /THE CHURCHILL PROJECT Hillsdale College

오랜 우울증과 번뇌에 시달렸던 윈스턴 처칠은 뜻밖의 곳에서 숨을 돌렸다. 그는 정치적 좌절과 깊은 우울의 시기에 붓을 들었다. 그림 그리기는 그의 우울을 없애주지는 않았지만, 생각의 소음을 잠시 멈추게 해주었다.

처칠은 그 시간을 “검은 개(Black dog)가 잠시 떨어져 있는 순간”이라고 불렀다. 글쓰기도 그에게는 중요한 쉼의 통로였다. 훗날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또 어떤 사람은 운동이었다. 몸을 움직일 때만큼은 생각이 따라오지 못했다. 숨이 차오르는 동안, 머릿속 질문들은 잠잠해졌다.

어떤 이는 텃밭이었다. 흙을 만지고 씨를 뿌리는 반복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어떤 이는 붓글씨나 공예, 자동차 정비, 요리처럼 손을 쓰는 작업에서 마음의 속도를 낮췄다. 또 누군가는 다시 사회 속 역할을 붙잡으며 버텼다. 봉사활동도 많았다.

겉으로 보면 전혀 달라 보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마음이 쉴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들을 ‘치료법’이 아니라 ‘마음의 휴식 항구’라고 부른다. 거친 항해에 지친 마음이 잠시 정박해도 되는 곳, 그곳에서 마음의 배를 수리하고 다시 바다로 나갈 힘을 충전하는 것이다.

안정감을 주는 활동은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의 마음이 쉴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게 중요하다. /셔터스톡

여기서 아주 중요한 구분 하나가 필요하다.

술, 도박, 과도한 영상 소비처럼 즉각적인 자극은 순간적으로 기분을 띄울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회복이라기보다 고통을 피하기 위한 도파민 중심의 도피에 가깝다.

반면 몸을 움직이고, 자연을 접하고, 리듬을 만들고, 손을 쓰는 활동은 도파민을 포함한 신경계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나 역시 우울의 시간을 지나오며 여러 길을 거쳤다. 운동도 했고, 글도 썼고 새로운 일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내 마음이 숨을 돌리기 시작한 건 명상이었다.

생각을 바꾸려 애쓰지 않고, 생각을 잠시 내려놓는 연습. 그 조용한 시간이 내 마음에 항구 하나를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상실의 3단계에서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남의 방법을 찾지 말고, 당신의 마음이 쉬는 곳을 스스로 찾아라.”

그 기준은 단순하다.

  • 하고 있으면 마음이 잠시라도 고요해지는가
  • 끝난 뒤 마음이 밝아지거나 뿌듯해지는가
  • 잘해내지 않아도 되는가

이 셋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그건 당신의 항구일 가능성이 크다. 하나만 고를 필요도 없다. 때로는 여러 루트를 조합해도 좋다. 인생이 그랬듯, 회복도 단선적이지 않다.

당신은 지금, 자기 마음을 쉬게 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리고 그 길은, 반드시 당신만의 방식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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