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대장에 뚜렷한 병리 소견이 없으면서도 자주 배가 아프고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질환이다. 한 해 140만여 명이 이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는다. 환자들 상당수는 밀가루와 글루텐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장 증상이 악화된 경험이 있어서 빵을 포함한 밀가루와 글루텐 음식을 먹지 않으려 한다. 최근 국제학술지 랜싯 소화기 편에 글루텐에 과민성이 있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실제로 그런지를 조사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로서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생겨서 글루텐-프리 식이를 실천하는 캐나다인 28명을 대상으로 했다. 먼저 밀가루/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시리얼바(영양 간식)와 밀가루가 들어간 것, 글루텐이 들어간 것을 동일한 모양, 색깔, 맛을 갖도록 제작했다. 연구 대상자들이 3종류 시리얼바를 무작위 순서로 각각 일주일씩 먹게 한 후, 그 기간마다 소화기 증상이 어떤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소화기 증상이 증가한 환자 수는 밀가루 시리얼바에서 11명, 글루텐 시리얼바는 10명, 밀가루/글루텐이 없는 시리얼바에서는 8명이었다.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 점수도 각 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들은 뇌와 대장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경의 예민한 변화가 장 증상을 유발한다. 밀가루를 먹고 나서 장 증상을 한 번 경험하게 되면, 밀가루를 볼 때마다 장 증상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서 실제로는 밀가루나 글루텐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장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뇌-장 신경 반사에 당하는 꼴이다. 환자들은 밀가루 음식이 실제로 문제를 일으키는지, 제대로 테스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