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병원에서 체외막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모습. /안동병원

생명이 위독한 중증 급성 호흡부전 30대 환자가 의료재단 안동병원의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를 받은 뒤 극적으로 회복했다. 지난달 4일 입원한 환자는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고 입원 37일 만에 일상으로 돌아갔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여러 의료진이 긴박하게 움직인 덕분이다.

12일 안동병원에 따르면 급성신부전과 심장·간 기능 저하로 최근 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던 A(34)씨는 갑자기 급성 호흡부전 증상까지 겹쳐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인공호흡기를 달았지만 당시 환자 상태로는 에크모 치료가 가능한 의료 시설이 갖춰진 병원이 필요했다. 경북 북부 지역에선 에크모 시설이 있는 곳은 안동병원이 유일하다.

A씨는 지난달 4일 안동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료진들은 바로 에크모 치료를 시작했다. 신속 치료가 생사를 가를 수 있었던 상황.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 에크모를 유지하는 동시에 24시간 연속 투석 치료도 병행하는 등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에크모는 흔히 ‘인공 심폐기’로 불린다. 심장이나 폐 기능이 극도로 저하된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순환시키는 생명 유지 장치다. 약물이나 인공호흡기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환자에게 ‘최후의 보루’로 쓰인다.

이번 치료의 핵심은 원팀이었다. 신장내과, 흉부외과, 순환기내과, 감염내과, 피부과 등 주치의 5명이 참여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진료과의 유기적인 협진이 필수적이다.

신장내과를 중심으로 흉부외과, 순환기내과 주치의가 에크모 운용을 맡았다. 피를 체외로 돌리기 때문에 출혈이나 혈전 위험성이 커 감염내과 주치의가 고열과 감염 징후 치료를 맡았다. 또 피부과 주치의는 치료 과정에서 생긴 피부 발진을 신속히 조치하는 등 각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합병증 위기도 극복할 수 있었다.

방종효 신장내과 과장은 “환자는 내원 당시 치료 시점이 한 시간만 늦어졌어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위중한 상태였다”며 “도착 즉시 에크모 치료와 골든타임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집중 치료 결과 A씨 병세는 점차 호전됐다. 병원 측은 입원 16일 만인 지난달 20일 A씨 몸에 주렁주렁 달린 에크모 장치와 인공호흡기를 모두 제거했고, 일반 병실로 옮겨 재활과 회복 치료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 10일 A씨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퇴원했다.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에크모를 비롯한 의료 인프라를 강화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의료 안전망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