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강추위가 찾아온 지난 1일 오전 종로구 광화문거리에서 시민들이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착용한 채 걷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철 한파가 이어질 때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이 최대 4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추위가 혈당 조절과 대사 기능에 영향을 줘 당뇨병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국제 학술지 ‘공중보건 프론티어스’(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따르면,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교실 오인환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과 한파 노출 관련 연구 논문 8편을 메타 분석해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메타 분석이란 특정 주제에 대한 기존의 여러 연구 결과를 재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우선 국가·지역마다 서로 다른 한파의 정의와 기온 기준을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이어 한파가 당뇨병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파 기간엔 평소보다 당뇨병 관련 사망 위험이 4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악화 위험도 27%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의 원인을 크게 3가지로 나눴다. 첫째는 체온 조절과 혈관 반응 문제다. 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당뇨병 환자는 이미 혈관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혈압 변동과 심혈관 부담이 커지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이 함께 커진다.

둘째는 대사 기능과 혈당 조절의 불안정성이다. 연구팀은 추위가 인슐린 감수성을 떨어뜨리고 혈당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울 땐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이게 혈당 상승과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당뇨병 발병과 질환 악화를 설명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경로가 된다.

셋째는 생활 환경과 의료 접근성 저하다. 한파가 지속되면 외출과 신체 활동이 줄고 정기적인 치료·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에서는 이런 생활 제약이 당뇨병 관리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그동안 당뇨병과 환경 요인의 관계는 주로 폭염에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이번 분석은 한파 역시 당뇨병 사망과 발병에 중요한 환경적 위험 요인임을 보여준다”며 “향후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한파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기상 경보 시스템과 당뇨병 등록 시스템을 연계하고, 지역사회 기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