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나는 이 짧은 우화가 생각났다.
어느 여행자가 들에서 만난 목동에게 묻는다.
“오늘 날씨가 어떨 것 같아요?”
목동은 이렇게 답한다.
“제가 좋아하는 날씨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죠?”
“제가 좋아하는 것만을 항상 얻을 수는 없다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제가 얻는 건 무엇이든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몇 년 전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뭔가 ‘아~하!’하는 통찰을 얻었다. 원하는 대로 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너무나 당연한 상식에도 불구하고, 늘 실망해왔던 내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늘 무엇을 해야 할 지부터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는 거꾸로 생각해 봤다.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 그 질문 끝에 남은 것이 세 가지 마음 습관이었다.
첫째는 기대다. 기대가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대가 커질수록 실망도 커진다. 특히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까지 기대를 걸면, 마음은 쉽게 상처 입는다.
요즘 나는 기대를 ‘없애기’보다 ‘낮추는 연습’을 한다. 안 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하니, 스트레스가 먼저 줄었다.
둘째는 비교다. 스마트폰을 열면 누군가는 늘 더 잘 살고, 더 행복해 보인다. 예전 같으면 알지 못했을 타인의 삶이 매일 눈앞에 펼쳐진다.
비교는 자연스러운 마음이지만, 오래 붙잡고 있으면 반드시 열패감으로 이어진다. 비교는 나를 단련시키기보다, 나를 소진시킨다는 걸 이제는 안다.
셋째는 자기비난이다. 기대가 무너지고, 비교가 반복되면 결국 화살은 나에게 돌아온다. “내가 부족해서 그래.” 이 말은 마음을 다잡는 말 같지만, 실제로는 에너지를 가장 빠르게 갉아먹는다. 기대–비교–자기비난은 하나의 고리처럼 이어져 있다.
혹시 당신도 요즘 비슷한 마음의 흐름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새해가 와도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는 이유가, 무언가를 더 하려 해서가 아니라, 아직 버리지 못해서는 아닐까.
내가 해보니,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없앨 필요는 없었다. 다만 알아차리고, 조금씩 느슨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기대를 조금 낮추고, 비교에서 한 발 물러나고, 자기비난 대신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고 말해주는 것.
우화 속 목동처럼, 우리가 원하는 날씨만 고를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 주어진 날씨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