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에서 욕설을 내뱉는 게 심리적 억제를 극복하고 집중력을 올려 신체적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킬대학 연구팀은 욕설이 근력과 지구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9일 미국심리학회(APA) 저널 ‘아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American Psychologist)에 발표했다. 팀을 이끈 리처드 스티븐스 박사는 신체적 도전 과제 도중 욕을 하면 수행 능력이 향상된다는 건 이미 검증된 사실이라면서도 “문제는 욕설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그 심리적 메커니즘은 무엇인지라는 것”이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192명에게 의자에 손을 대 팔로 체중을 지탱하는 의자 푸시업을 시키고, 행위를 하는 동안 각자 선택한 욕설 또는 중립적 단어를 2초마다 내뱉게 했다. 이어 과제를 마친 뒤 실험 중 정신 상태에 관한 몰입·산만함·유머·자신감 등 상태적 탈억제 관련 변수를 질문했다. 상태적 탈억제란 자기검열과 사회적 억제가 일시적으로 약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 결과 중립적 단어를 말할 때보다 욕을 할 때 의자 푸시업에서 버티는 시간이 유의미하게 길었다. 또 몰입감이 강해지고 산만함은 감소하며 자신감이 증가하는 등 탈억제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88명의 첫 실험에선 욕설 조건에서 의자 푸시업 시간이 평균 26.92초로 중립적 단어 조건(24.19초)보다 2.73초 길었다. 94명의 두 번째 실험에서도 욕설 조건(26.97초)이 중립적 단어 조건(24.55초)보다 2.42초 길었다.
이 통계를 앞서 2022년 118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실험과 통합 분석한 결과, 욕을 할 때 의자 푸시업 시간이 평균 27.97초로 중립적 단어를 할 때(25.36초)보다 2.61초 길었다. 스티븐스 박사는 “욕을 함으로써 사회적 제약을 벗어던지고 다양한 상황에서 더 강하게 자신을 몰아붙일 수 있게 된다”며 “욕설이 왜 그렇게 흔히 사용되는지 설명해 주는 결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