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천식 관련 진료 건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공원이 공기 백신으로 작용하여 천식이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고려대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이주성·유영 교수팀은 서울시 22개 도시 숲과 4개 지하철역 인근 도심 지역에서 공기 시료를 채취해 곰팡이 군집을 분석하고 서울시 천식 진료 현황과 비교 조사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약 11만명의 천식 환자 진료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도시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천식 진료건수가 더 적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서대문구는 숲 119개로 인구 1000명당 16.7명이 천식 진료를 받았으나, 숲 155개의 강남구는 7.1명이 받았다. 도심 공원 분포도가 높은 지역에서 천식 관련 의료 이용량이 감소했다.
한편 도시 숲에서 채취한 공기 중 곰팡이 다양성이 도심 중심부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를 세포 및 동물실험에 적용한 결과, 도시 숲에서 발견된 복합곰팡이를 면역세포와 천식 동물모델에 노출했을 때 염증 단백질 분비가 도심 지역 곰팡이에 비해 약 15% 줄었다. 도시 숲 곰팡이가 알레르기 염증을 크게 줄이는 것이다. 천식 동물모델 시험에서도 도시 숲 유래 균주의 기도 염증과 점액 분비가 도심 균주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도심 속 숲이 녹지 공간을 넘어 ‘공기 백신’ 역할을 한다”며 “도시 숲 미생물 생태계가 지역주민 호흡기 건강과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면역학 연구’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