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은 심장의 심방에서 기인하는 심방세동이 가장 흔하다. 초고령 사회를 맞아 심방세동 환자가 늘고 있다. 한편 커피 속 카페인은 부정맥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부정맥 환자들은 커피를 자제하도록 권고해 왔다.

하지만 최근 커피가 부정맥을 오히려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커피와 부정맥의 관계는 다소 논란이 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에 커피 복용이 부정맥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연구는 심방세동이 있어 심박동을 가능한 한 정상적으로 돌리는 심장 율동 전환술을 받은 환자로 커피를 5년 이상 매일 마셔온 미국인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을 무작위로 배정해서 100명은 커피를 매일 마시도록 했고, 100명은 커피와 카페인이 들어있는 모든 음식을 6개월간 중지하도록 하였다.

연구 기간에 커피 지속군은 평균 한 잔씩 매일 커피를 마셨고, 커피 중지군은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6개월간 심방세동 재발률을 조사하니, 커피를 매일 먹은 군은 47%만 발생한 데 비해서, 커피를 중단한 군은 64%가 발생했다. 커피 음용 여부에 따른 부작용은 없었다.

커피의 카페인은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할 수 있고, 다양한 플라보노이드는 항염증 작용을 해서 심방세동을 줄여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커피를 하루에 평균 한 잔 정도만 마셨다. 그보다 많이 마시면 심방세동을 유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커피 마니아들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하루 한 잔 정도 커피를 마셔왔다면, 부정맥이 있더라도 굳이 커피를 끊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