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을 때 허리가 더 아픈 사람이 있다. 일반적인 디스크 요통 증상과 다른데, 이 경우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자가 면역 이상, 즉 정상적으로 발생하지 않아야 할 염증이 골반과 척추 쪽에 지속돼 생기는 병이다. 염증이 허리, 등, 목까지 타고 올라가 전신적인 척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이러면 낫는다’는 강남 세브란스 병원 류마티스 내과 박민찬 교수와 함께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이러면 낫는다'

‘강직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는 염증이 장기간 계속되면 그 결과물로 척추뼈와 뼈 사이 테두리를 따라 뼈가 자라나는 이차적인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5~10년이 지나면 척추뼈 사이가 다리처럼 연결돼 굳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젖히는 동작이 어려워지고, 심하면 뒤에서 부를 때 돌아보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목뼈까지 염증이 올라와 땅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매우 불행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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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이외에도 전신에 악영향을 미친다. 말초 관절염(무릎, 발목 등), 족저근막염, 아킬레스 인대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눈에 포도막염이 오거나 피부에 건선, 혹은 염증성 장질환(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눈 염증인 포도막염(홍채염)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25~45%까지 나타나며, 충혈, 눈부심, 심할 경우 두통까지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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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에서 오는 통증은 디스크나 염좌 등 물리적 요인이나 퇴행성 변화 때문에 생기는 일반적인 허리 통증과 구별된다. 일반적인 요통은 오래 서 있거나 활동을 많이 하거나 과로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눕거나 앉아서 쉬게 되면 좋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강직성 척추염은 과로와 상관 없다. 자다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특히 더 뻣뻣하고 아프다. 일어나서 활동하고 움직이면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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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은 40세 이후에 새로 발병하는 경우가 드물다. 빠르면 10대 후반부터 시작되거나 20대 초중반에 발생한다. 여자보다도 남자에게 훨씬 더 흔하며, 남녀 비율은 7대 3에서 8대 2 정도이다. 대부분의 자가 면역 질환은 여성이 더 많은데, 강직성 척추염이 남성에게 흔한 이유는 염증 유발에 주범인 조력 T세포 17형이 여성 호르몬에 약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은 유전적 원인이 크게 작용한다. 부모 중 환자가 있을 경우 자녀에게 발병할 확률은 67%이며, 친척까지 포함한 혈연 관계에서는 14~15%로 알려졌다. 국내 기준으로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0.5~0.6% 정도로 추정되는데, 매년 약 1000명의 환자가 새로 진단 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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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완치를 약속할 수 없는 만성 난치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척추 강직이 생기기 전, 골반 염증 단계에서 치료를 적극적으로 잘 받아 염증을 최대한 빨리 없애면 척추 강직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정형외과나 한의원 등에선 조기에 진단하기 어렵다. 이 염증이 주로 골반 중앙의 천장관절 아래쪽에서 시작돼 엑스레이로 확인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엑스레이에서 이상 소견이 보일 때까지 보통 2~3년, 길면 5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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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은 자가 면역 이상 때문에 생기는 염증을 잡는 소염제 등 약물 치료가 기본이며,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한 주사 치료도 병행된다. 고관절염이 심하게 진행되어 관절이 하중을 버티기 어려울 경우 인공관절 수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 약물 치료 외에도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근육, 힘줄, 인대 같은 척추 주변 조직을 튼튼하게 해야 척추 강직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요가, 필라테스,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과 뒷목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는 스트레칭을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 환자들에게 반드시 당부되는 사항은 금연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유튜브 ‘이러면 낫는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