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응급센터에서 일하는 간호사 A씨는 아침에 선글라스를 쓰고 버스에 오른다. 햇빛이 강렬하지 않은 아침부터 선글라스를 낀다고 이상하게 보는 주변의 시선이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 그는 응급센터에서 밤을 새우고 새벽까지 근무하다 퇴근 중이다. 집에 가서 잠을 푹 자야 하는데, 아침에 햇빛 노출이 크면, 우리 몸은 아침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어 수면을 방해한다. 선글라스는 밤샘 교대 근로자가 아침잠을 잘 이루기 위한 수면 도구인 셈이다.
최근 일각에서 새벽 배송을 금지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사회적으로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그 과정서 밤새 일하는 교대 근로자나 이른 새벽에 나와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직업군은 의사·간호사 등 병원 의료진, 경찰, 소방관, 택배업, 신문이나 우유 배달업, 편의점, 24시간 가동 공장, 장거리 운송업, 경비, 청소업 등 매우 다양하고, 근로자 수도 많다. 누군가는 밤샘 근무를 해야 사회 인프라가 작동된다.
이들은 불규칙한 수면, 낮밤이 바뀐 생활 패턴 등으로 인해 심혈관계질환, 대사질환, 소화기질환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밤샘 근무는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방해하여 수면 부족이나 만성 피로를 유발한다. 교대 근무자 셋 중 하나는 우울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교대 근무자나 새벽 노동자는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건강 생활 관리를 낮 근무자와 다른 방식으로 철저히 해야 한다<그래픽 참조>. 이에 대한 가족이나 주변의 이해도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일정한 수면 리듬이다. 오전에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는 최소 6시간의 수면 블록을 가져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각대에 수면 블록을 확보하면 잠을 잘 이룰 수 있다. 잠자리 환경은 암막커튼 등을 이용해 암실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침에 햇빛을 받고 퇴근해야 할 때는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공복 상태에서 새벽 노동을 하면 혈당 변동이 커지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야식이나 새벽 3시 식사가 필요하다. 이때 일찍 배불렀다가 일찍 배가 꺼지는 라면, 빵, 밥 등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피해야 한다. 야간에 고탄수화물 식사를 한 교대 근무자는 인슐린 효율성이 25% 감소하여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식단을 탄수화물 40% 이하, 풍부한 단백질과 식이섬유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야간 근무 시작 직후에만 섭취하고, 끝나기 4시간 전부터는 끊어야 아침 수면에 지장이 적다.
운동은 오전 잠을 자고 일어난 후나 오후에 하는 것이 좋다. 하버드대 수면의학센터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교대 근무자의 생체 리듬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밤낮이 바뀌면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가 늘면서 피로, 면역력 저하, 복부 비만이 생길 수 있다. 새벽 노동자는 퇴근 직후 명상·스트레칭으로 코르티솔 피크를 낮추는 것이 좋다. 근무가 없는 날에는 낮에 밖으로 나가 자연광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그래야 햇빛에 따라 작동되는 몸의 생체시계가 완전히 뒤틀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새벽 근무자는 혈압, 혈당, 지질 대사 이상이 오기 쉬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위험이 낮 근무자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정기 건강검진 간격을 1년에 1회에서 6개월에 1회로 줄여서 대사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근무 시간대를 바꿔가며 일해야 하는 근로자는 근무 시간대를 낮, 밤, 새벽 순으로 회전하는 것이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