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에서 한 시민이 아이스커피를 손에 든 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커피가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은 9일(현지 시각)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을 통해 심방세동 환자 200명을 상대로 한 무작위 임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른 맥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통상 카페인 음료인 커피는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심방세동 유발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커피가 심방세동에 유익한지, 해로운지, 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커피를 끊으면 심방세동을 피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미국·캐나다·호주 내 병원 5곳에서 6개월간 진행했다. 대상은 심방세동이 있거나 병력이 있는 200명(평균 연령 69세)이다. 모두 일주일 평균 7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들은 커피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그룹(A)과 커피 및 다른 카페인 음료를 완전히 끊는 그룹(B)으로 각각 100명씩 배정됐다. 그리고 6개월간 A그룹은 주당 평균 7잔의 커피를 마셨고 B그룹은 단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후 참가자들의 재발률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심방조동 재발률에서 A그룹이 47%, B그룹이 64% 수치를 보였다. 심방조동은 심방이 분당 약 300회 정도로 매우 빠르고 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다른 요인 영향을 고려할 때 A그룹의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B그룹보다 39% 낮은 것”이라며 “심방세동 재발만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인 크리스토퍼 웡 박사는 “의사들은 그동안 심방세동 환자에게 커피 섭취를 줄이라고 조언했지만, 이 결과는 커피가 안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보호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다만 연구를 이끈 그레고리 M. 마커스 교수는 “부정맥 발작이 진행 중인 사람이라면 카페인이 심박수를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