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방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자정 이후 노출되는 빛의 밝기가 밝을수록 장기적으로 심부전·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팀은 야간의 빛 노출 강도와 심혈관질환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24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8만8905명(평균 연령 62.4세)의 빛 노출 강도와 건강 정보를 9.5년간 기록하고 분석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참가자들은 손목에 조도 센서를 착용하고 일주일간 매일 밤 0시 30분부터 오전 6시까지 노출되는 빛을 측정했다. 이어 노출된 빛의 밝기(야간 평균 조도)가 가장 어두운 순서대로 A그룹(0~50%), B그룹(51~70%), C그룹(71~90%), D그룹(91~100%)으로 나눴다. 그리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데이터로 이들의 심혈관질환 기록을 살펴봤다.

이때 각 그룹이 노출된 빛 밝기를 알기 쉽게 비교해 보면, A그룹은 달빛과 암실 수준인 0.62럭스(Lux)다. B그룹은 희미한 실내등 수준인 2.48Lux, C그룹은 침실 조명 정도인 16.37Lux, D그룹은 TV나 스마트폰 등이 켜진 것과 비슷한 105.3Lux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 D그룹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A그룹에 비해 심부전 56%, 심근경색 47%, 관상동맥질환 32%, 심방세동 32%, 뇌졸중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참가자들의 신체활동·흡연·음주·식단·수면시간·사회 경제적 지위·유전 요인 등 기존 심혈관 위험 요인의 영향을 고려한 후에도 같았다.

특히 여성은 밤에 노출되는 빛의 밝기가 밝을수록 심부전과 관상동맥질환 위험 증가 폭이 남성보다 더 컸다. 또 60세 이하 연령층은 고령층보다 심부전과 심방세동 위험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야간 조명을 피하는 게 건강 식단 유지, 충분한 신체 활동, 음주·흡연 자제 등과 더불어 유망한 심혈관질환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