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중반 남성 A씨는 오후 5시경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자동차와 부딪히며 좌측 허벅지와 발을 크게 다쳤다.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되어 검사한 결과, 좌측 대퇴골과 종아리뼈 골절이 있었다. 그런데 혈관 조영 CT에서 허벅지에서 발로 내려가는 굵은 동맥이 파열된 것이 확인됐다. 겉으로는 다리가 절단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실은 동맥이 절단되어 발 쪽으로 혈류가 차단된 상태인 것이다. 이를 불완전 절단이라고 하는데, 절단된 동맥을 바로 잇지 않으면 발이 썩어 절단해야 하는 초응급 상황이다. 환자가 이송된 병원은 혈관 봉합 미세 수술 의사가 없어서 사고 후 10시간이 지나서 접합 전문인 필자 병원에 와서 수술을 마쳤다. 다리를 살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다리와 팔에 생긴 불완전 절단 환자가 혈관 접합 골든타임을 놓쳐 외상 부위를 절단하는 사례를 종종 겪는다. 환자가 조금만 빨리 왔어도 팔다리 절단을 피할 수 있었기에 너무나 안타깝다.
외상 후 피부와 뼈, 근육이 붙어 있으니 응급 현장에서 위급성이 과소평가되어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가 적절히 이송되지 못한다. 혈류가 끊긴 근육이 살 수 있는 골든타임은 5~6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시간 안에 동맥을 연결해 재관류하지 못하면, 근육은 급격히 괴사되어 결국 해당 부위를 절단하게 된다.
팔다리 완전 절단은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가 위급함을 직감한다. 하지만 피부와 뼈, 연부 조직이 일부라도 붙어 있으면, 덜 급하다는 ‘착시’가 작동한다.
손으로 만져 봤을 때, 다친 팔다리가 반대쪽보다 차갑거나, 다친 부위 손톱·발톱을 눌렀다 뗐을 때, 하얀색에서 붉은색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정상 부위보다 길 때, 다친 부위 피부색이 창백해지거나 푸른색으로 변할 때 등에서는 응급 현장 의료진과 구급대는 동맥 절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자를 혈관 접합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최대한 신속히 옮겨야 한다. 그래야 팔다리 절단을 피하고 살릴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 안타까운 상황을 자주 보기에 경각심을 갖자고 이 글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