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보면 아침 식사를 안 하고 나왔다는 사람이 많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세 이상 국민의 아침 식사 결식률은 35%였다. 우리나라 사람 셋 중 하나가 아침을 거르고 있는 것이다. 아침을 먹더라도 잼 바른 토스트에 커피를 마시거나, 빵에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픽=백형선

문제는 이런 경우 단백질 공복(protein fasting)이 온다는 점이다. 단백질 공복이란 식사에 단백질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어서, 단백질 섭취 제로가 6~12시간 장시간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면 근육 합성 신호가 끊기는 현상이 일어난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단백질 공복은 최대 16시간까지 간다.

인체 내 단백질은 약 20가지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9개는 몸 안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사를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고 해서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단백질은 세포와 근육, 장기의 재료다. 호르몬·면역·효소·신경전달물질의 근간이다. 장일영(노년내과 전문의)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겸임교수는 “근육은 에너지 저장소이자 면역 방어선인데, 근육은 하루 300~400g가량 단백질을 분해하고 새로 합성한다”며 “이때 필요한 단백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몸 전체 회복 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오후 3~4시 극심한 피로, 감기 후 느린 회복, 운동 효과 감퇴, 탈모나 피부 탄력 저하가 있다면 ‘단백질 공복’을 의심하라”고 장 교수는 전했다.

근육 단백질 합성은 식사 후 2~3시간 정도 증가했다가, 이후 3~5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저 수준으로 떨어진다. 단백질 섭취가 없는 단백질 공복 상태가 길어지면 근육 합성이 중단되고, 되레 근육 분해가 일어난다. 거기서 나오는 아미노산을 다른 장기 활동에 쓰기 위함이다. 이런 단백질 공복 현상이 반복되면, 근육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근육 단백질 합성은 필수 아미노산이 혈중에 충분히 존재할 때만 일어난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 류신(Leucine)이 근육 합성을 시작하는 스위치 같은 역할을 한다. 단백질이 우리 몸을 단단히 만드는 근육 벽돌이라고 치면, 류신은 벽돌을 쌓는 핵심 재료다. 따라서 식사 때마다 단백질은 물론 류신이 풍부한 음식<그래픽 참조>을 먹어야 근육을 키우고 신체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노년층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더라도 젊을 때보다 근육 합성이 둔하게 일어나기에, 나이 들수록 류신을 포함한 고품질 단백질을 끼니마다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근육 합성을 자극하려면 한 끼당 약 20~30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섞어 먹으면 단백질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세 끼에 균등하게 단백질을 분산 섭취한 그룹이 한 끼에 몰아 먹은 그룹보다 24시간 근육 단백질 합성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이 기준으로 이상적인 식단 예를 들면 이렇다. 아침은 달걀 2개 + 두유 한 잔 + 그릭요거트, 점심은 닭가슴살 + 현미밥 + 채소, 저녁은 생선 + 두부 반모 + 야채 등이다. 간식으로 단백질 음료, 치즈, 견과류, 요거트가 권장되고, 취침 전 우유 한 잔도 좋다.

결론적으로 단백질 공복이 길어질수록 근육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 근육이 줄어든다. 단백질을 한 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하루 3~4회 일정한 간격으로 자주 섭취하는 것이 근육을 키우고 신체 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