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등으로 인한 노년기 외상성 뇌 손상이 5년 내 치매 진단 위험을 69%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은 외상성 뇌 손상과 치매 위험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캐나다의학협회저널(CMAJ)을 통해 5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외상성 뇌 손상이란 머리에 직간접적인 충격을 받은 후 기절·기억 상실·어눌한 말투·근력 약화·시력 변화 같은 신경학적 징후가 동반되는 경우를 말한다. 노년기 외상성 뇌 손상은 절반 이상이 낙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는 65세 이상 노인 26만4226명(평균 연령 77.2세)의 건강 정보를 17년간 추적 조사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외상성 뇌 손상을 겪은 사람과 겪지 않은 사람을 일대일로 매치해 치매 발생, 가정 돌봄 서비스 이용, 장기 요양 시설 입소 여부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외상성 뇌 손상을 겪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년 이내 치매에 걸릴 위험이 6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이후에도 발병률은 56% 높았다. 또 외상성 뇌 손상 그룹은 가정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30% 높았고, 장기 요양 시설에 입소하는 비율도 45%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치매 위험 증가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서도 달랐다. 외상성 뇌 손상을 겪은 85세 이상 노인은 3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릴 것으로 예측됐고, 여성의 치매 발생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저소득 지역 거주 여성의 치매 발생률은 29%였으며 같은 조건의 남성은 24.7%였다.
연구팀은 “그간 뇌 손상은 성인기 치매 위험 요인으로 연구됐으나 이번 결과는 노년기 뇌 손상도 치매 발생률 증가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고 이 위험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준다”며 “낙상으로 인한 외상성 뇌 손상을 줄이면 노인층 치매도 잠재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