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나오는 지방간, 간단히 여길 일이 아니다. 20·30대 지방간 질환 환자는 50세 이전 조기 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20%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간 질환은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병으로, 음주뿐 아니라 비만·당뇨·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분당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호, 고려대 의대 의료정보학 정석송, 서울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20·30대 287만여 명을 대상으로 소화기·비뇨생식기·호흡기·내분비 등 전신에 걸친 암 23가지 발병률을 최장 10년간 추적 관찰하는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젊은 지방간 질환 환자는 일반인 대비 조기 암 발병 위험이 약 20%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대사 질환으로 생긴 지방간이나 알코올성으로 생긴 지방간에서 모두 나타났다.
특히 ‘비만 관련 암’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대장암은 젊은 지방간 질환 환자에게서 상대 위험도가 최고 1.32배에 이르렀으며, 신장암(최고 1.53배), 갑상선암(최고 1.36배), 자궁내막암(최고 3.78배)도 유의하게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임상 소화기학과 간장학 편에 게재됐다. 국내 20·30대가 지방간 질환을 앓는 비율은 34.3%에 이른다.
문준호 교수는 “지방간 질환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층에서 진단율을 높이고, 암 발병 모니터링까지 이어지는 통합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