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는 응급의료센터가 몸살을 앓는다. 과식을 해 지병이 악화되거나, 들뜬 분위기 속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한 환자로 북적거린다. 역대 추석 연휴 동안 응급실을 많이 찾은 질환과 사고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연휴 병’을 미리 조심하고 대비하자.

그래픽=백형선

명절 기간 장염 환자는 평소보다 3배가량 늘어난다. 전이나 갈비찜 등 추석 음식은 대개 기름지다. 위장 소화 능력이 저하되고 소화 시간도 길어진다. 식도 역류를 유발할 수도 있다. 과식하지 않도록 식사량을 조절하고 소화제나 장 기능 활성제 등 가정 상비약을 미리 챙겨 놓자.

혈당 관리를 잘하던 당뇨병 환자가 ‘귀한 음식’ 먹다가 고혈당이 오고, “만든 사람 성의가 있는데…”라는 말에 음식을 잔뜩 먹었다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치솟아 심근경색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 오기도 한다.연휴가 긴 만큼 평소 복용하던 약도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약이 다 떨어져서 약을 타려고 의료기관을 찾는 만성 질환자도 꽤 있다.

여럿이 모여 평소 쓰지 않던 조리 기구로 음식을 만들다 보면, 뜨거운 음식을 쏟는 화상 사고가 흔히 일어난다. 흐르는 수돗물이나 물에 적신 수건으로 덴 부위를 바로 식혀야 한다. 아이들 옷 위로 뜨거운 물이 쏟아졌을 때는 옷을 벗기고 찬 수건으로 덴 부위를 식혀야 한다. 화상 물집이 크게 잡히고 통증이 심하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귀성길 차 속에서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려고 보온병을 열다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아기가 화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노약자는 찹쌀떡·인절미·곶감 등을 한입에 먹다가 음식이 기도(氣道)에 걸릴 수 있다. 이 경우 즉시 119에 전화해 응급조치법을 조언받아 대처해야 한다.

추석 연휴 기간 사고로 응급의료센터를 찾는 환자도 2배가량 늘어난다. 칼에 베이는 손상, 집 안 미끄러짐이나 낙상, 뭔가에 찔리거나 부딪히는 부상이 많다. 삐거나 접질리는 염좌도 늘어나니 주의해야 한다.

집 안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통에 아이들을 돌보는 데 주의가 약해져 아이가 동전이나 잡동사니를 삼키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 아이 입에 손가락을 넣거나 토하게 해서 억지로 이물질을 빼내려 하지 말고, 일단 응급실로 가서 이물질 삼킴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성묘나 야외 활동을 하다가 벌에 쏘이는 경우도 잦다. 벌은 어두운 계통의 옷이나 향이 진한 제품에 공격성을 보인다. 소방청은 “야외 활동 시에는 흰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벌에 쏘이면 물린 자리에 벌침이 박혀 있는지 보고, 남아 있으면 명함이나 신용카드로 살살 긁어서 빼낸다. 이후 물린 자리를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물로 씻어야 한다. 부기와 통증이 심하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성묘 가서 풀밭에 맨살을 드러낸 채 눕다가 진드기에 물리는 경우도 있다. 긴 바지와 양말을 신고, 맨살이 땅바닥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연휴 기간 병·의원을 찾는 데 ‘응급 똑똑’ 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용자가 증상을 입력하면 중증 환자에게는 응급실 방문을 안내하고, 경증 환자에게는 가까운 병·의원을 안내해주거나 응급 처치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 12세 이하 소아가 갑작스레 아프다면 소아 전문 상담센터 아이안심톡을 이용하면 된다. 입력한 증상 정보를 바탕으로 전문 의료인과 1대1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귀성·귀경길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졸음 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식후 운전 시, 새벽 시간과 오후 2~4시에 졸음이 잘 오니 이 시간대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 1~2시간마다 차를 세우고 기지개를 켜거나 몸을 푸는 것이 좋다. 운전 시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 깊숙이 밀착해야 요통이 적고 허리 부담이 작다. 뒷주머니에 넣은 지갑이 두꺼우면 골반이 틀어져 요통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