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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본사를 둔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사진>가 한국의 병·의원과 약국 등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20일 의약품 유통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이날 오전부터 국내 병·의원, 약국 등에 공급됐다. 초도 물량이 많지 않아 본격적인 처방은 21일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마운자로는 저용량인 2.5㎎과 5㎎이 먼저 공급된다. 도매가는 각각 27만8000원, 36만9000원이다. 마운자로는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일회용 주사기에 약이 담겨 있는 형태로 공급된다.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줄이는 기전은 동일한데, 마운자로는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GIP)’ 수용체도 동시에 자극해 감량 효능을 높였다. 일라이 릴리는 “성인 비만 환자 751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투약 72주 후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13.7%)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마운자로의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약 60%로 추정된다.

위고비는 한국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39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 중이다. 경쟁 비만약 마운자로의 한국 출시에 가격 인하로 맞섰다. 기존에는 용량과 무관하게 37만원으로 책정한 공급가를 지난 14일부터 용량에 따라 10~40%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가장 낮은 용량인 0.25㎎의 경우, 위고비 공급가는 약 22만원으로 마운자로보다 저렴해졌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양대 비만 치료제가 한국에서도 맞붙게 됐다”며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