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라는 말에는 종종 “식탐이 있거나, 운동 안 하는 게으른 사람”이라는 부정적 은유가 배어 있다. 일종의 사회적 낙인이다. 이에 비만이라는 용어 대신 ‘건강 체중 초과’, 비만인을 ‘체질량 지수가 높은 사람’이라고 부르면 비만 낙인이 적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건양대병원 강지현 교수 연구팀은 비만인들이 겪는 심리적 상처가 ‘비만 관련 용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비만대사연구학회지 최근호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국 병원 10곳에서 모집한 체질량 지수(BMI) 30(kg/m²) 이상(고도 비만에 해당) 성인 비만 여성 321명과 건강 의료 정보 제공 포털 ‘하이닥’ 소속 의사 회원 171명을 대상으로 비만 관련 용어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적절성, 선호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비만병’과 ‘비만병 환자’라는 용어는 비만 여성과 의료진 모두에게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건강 체중 초과’ ‘체질량 지수가 높은 사람’과 같은 표현은 낙인감을 줄여주는 긍정적 용어로 평가됐다. 체중 및 건강 상태 개선 가능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라는 이유다. 반면 ‘비만병’이라는 표현은 ‘병으로 낙인찍히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김경곤 교수는 “비만은 우리 몸에 내재된 체중 조절 중추와 갑작스럽게 변한 생활 환경의 불일치 때문에 발생한 질병”이라며 “비만을 개인 책임으로 바라보는 견해는 비만인에 대한 편견이며, 비만 관련 용어를 바꾸면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낙인을 덜어주고 치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