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지방에서 추출한 지방줄기세포(ASC)와 에너지 공급 분자 ATP(아데노신 삼인산)을 함께 투여한 탈모 치료 연구에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90~100% 발모 효과가 나타났다.
29일 미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대형 종합병원인 ‘클리니코 산 카를로스’ 연구팀은 안드로겐성 탈모증(AGA) 치료를 위한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법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수컷과 암컷 생쥐 200마리를 대상으로 ATP를 보충한 지방줄기세포(ASC) 치료법의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에 탈모를 유발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를 투여해 안드로겐성 탈모증을 유도한 뒤 다양한 농도의 ASC와 ATP 조합으로 치료했다.
연구 결과 저용량 ASC와 ATP를 함께 투여한 수컷 쥐 그룹에서 3주(21일) 만에 100% 완전한 모발 재생이 관찰됐다. 특히 수컷 쥐의 경우 ASC와 ATP를 함께 투여했을 때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고용량 ASC나 ATP만을 단독 투여했을 때보다 우수한 결과였다. 암컷 쥐의 경우에는 저·고용량 ASC와 ATP 조합에서는 효과가 없었지만, 중간 용량의 ASC와 ATP 조합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대부분의 치료군에서 대조군보다 빠른 모발 성장이 관찰됐으며 17일 만에 80~90%의 모발 재생률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에두아르도 로페스 브란 박사는 “기대 이상의 성과”라며 “적절한 용량에서 수컷 쥐 100%와 암컷 쥐 90%의 발모 효과를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ATP를 보충한 지방줄기세포 치료가 탈모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탈모 유형은 안드로겐성 탈모증으로 기존 치료법은 호르몬 약물, 국소 혈관 확장제, 모발 이식 등이 있으나 효과나 부작용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ATP가 줄기세포의 활성을 촉진하고 모낭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줄기세포 준비 과정에서 ATP를 보충하는 것이 줄기세포의 유익한 효과를 강화하는 좋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을 거쳐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연구진은 18세부터 50세까지 중등도 안드로겐성 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체 임상시험 안전성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