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양치 중이던 A씨, 갑자기 귀 뒤쪽 통증과 동시에 얼굴 한쪽 근육 힘이 빠져 양치하던 물이 입술 사이로 새어버렸다. 불현듯 뇌졸중 증상으로 여겼던 A씨는 불안감이 엄습해 의료기관을 찾았고, 안면신경 마비 진단을 받았다.

최근 이 같은 안면신경 마비 환자가 늘고 있다. 한 해 환자가 10만명에 이른다. 2014년 6만9000여 명이던 환자가 2024년에는 9만8000여 명으로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10년 사이 42% 늘어난 것이다. 만성질환자가 늘고,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늘어난 탓으로 꼽힌다.

안면신경 마비란 안면신경에 마비가 오면서 생긴 쪽 이마에 주름 잡기, 눈 감기, 입꼬리 올리기와 같은 동작이 잘 안 되고, 부자연스러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안면신경 마비가 뇌졸중 형태로 오는 중추성이냐, 아니면 단순한 안면신경 마비인 말초성이냐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아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으면 말초,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있으면 중추 안면신경 마비”라며 “얼굴 마비와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이상해지는 등 다양한 국소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것이 중추 안면신경 마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승아 교수는 “안면신경 마비가 나타날 경우, 얼굴 신경 전도 검사, 때론 CT나 MRI를 이용하여 신속히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검사를 어느 시기에 시행하는지에 따라 해석과 예후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신경과 전문의 진료를 받고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