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대장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흔한 암이다. 초기가 지난 대장암은 외과적 절제 후 항암 치료로 잔존하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표준 치료다. 하지만 표준 치료 후에도 환자 20~40%가 재발한다. 암이 재발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재발을 막느 조치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대장암 치료 후 운동이 얼마나 재발률과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대장암 절제술을 마치고 추가로 항암 치료를 마친 캐나다와 호주 환자 88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무작위로 두 군으로 나누어서, 445명은 헬스 트레이너 감독 아래 3년 동안 규칙적인 운동을 하도록 했고, 444명은 대조군으로 건강에 대한 교육 자료만 받도록 했다.

그래픽=백형선

운동은 강도를 나타내는 메트(MET) 점수를 기준으로<그래픽 참조>, 중강도인 4점 MET 운동을 한 번에 45~60분 매주 3~4회 하거나, 고강도인 7점 MET 운동을 25~30분씩 매주 3~4회 시켰다.

평균 7.9년을 관찰하며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운동군의 대장암 재발률은 1 년 후부터 대조군보다 낮아졌으며, 5년째 재발률은 28% 낮았다. 전체 사망률도 운동군은 대조군보다 4년째부터 낮아졌으며, 8년째에는 37%나 낮아졌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인슐린 감수성이 커져서, 암 성장을 촉진하는 혈액 내 인슐린양이 줄어들 뿐 아니라,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면역력이 개선됨에 따라서 대장암 재발 및 전이를 줄여준다. 이런 현상은 대장암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에도 해당할 것이다. 주변에 암 치료를 받은 환자가 있다면, 헬스클럽 이용권을 선물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