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아이들보다 2차 성징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성조숙증’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10만8575명이던 성조숙증 환자 수는 2023년 18만6726명으로, 4년 새 70% 이상 급증했다. 사춘기가 되면 잠자고 있던 ‘뇌하수체 호르몬 축’이 활성화되는데, 이 축이 이르게 활성되면 진성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남효경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소아 비만, 내분비계 교란 물질 같은 환경적 요인이 꼽히는데, 최근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과다 섭취로 소아 비만이 늘면서 성조숙증이 늘었다”며 “플라스틱 제품과 같은 환경호르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증가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여아는 만 8~13세, 남아는 만 9~14세 사이에 사춘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키 성장 속도가 또래보다 지나치게 빠르고, 만 8세 이전 여아의 가슴에 몽우리가 만져지거나 만 9세 이전 남아의 고환이 커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문진 및 신체검사, 골(骨) 연령 검사와 성호르몬 수치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주된 치료 방법은 호르몬 주사다.
남효경 교수는 “치료를 통해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는 것을 조절해 성인기 키가 작아지는 손실을 막는다”며 “진성 성조숙증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에는 치료를 가능한 한 일찍,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과도한 성호르몬 분비를 막아서 사춘기 시작을 또래와 비슷하게 맞추고, 키 손실을 최소화해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남 교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