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은 한 해 약 3만4000명이 신규 진단되는 국내 암 발생 1위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사망률이 높지 않고, 천천히 자라는 암인데, 한국서 과잉 진단되고 치료되고 있다는 논란이 있어왔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저위험군 갑상선암 환자는 즉각적인 수술 대신 암이 커지는지만 지켜보는 ‘적극적 관찰’을 하면 삶의 질을 더 좋게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민주, 문재훈 교수팀과 서울아산병원 등 11개 국내 병원은 종양 크기가 1cm 이하인 저위험군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 92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참여자는 의료진에게 설명을 들은 뒤 환자가 즉각적 수술 또는 적극적 관찰로 치료 방법을 선택했고, 치료 직후부터 6개월, 12개월, 24개월에 걸쳐 삶의 질을 평가받았다.
‘적극적 관찰’이란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6개월∼1년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암의 크기와 전이 여부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관찰 기간, 암이 진행하거나 전이가 의심되면 그때 수술적 치료를 받는다. 이 방식으로 진행해도 환자의 생존율에 차이가 없다는 다른 연구 결과들이 있다.
삶의 질 연구 결과, 적극적 관찰 그룹은 치료 초기 삶의 질 점수가 7.1점으로 수술 그룹(6.7점)보다 더 높았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그룹의 삶의 질이 유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갑상선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김민주 교수는 “갑상선암 진단 후 즉각적으로 수술을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적극적 관찰이 하나의 치료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가 치료 방법을 직접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