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이나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성장 환경을 포함한 사회 경제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가 기여한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정신과판에 청소년기 거주지 환경이 향후 성인 시기의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1982년부터 2003년까지 덴마크에서 태어났고, 15세까지 덴마크 내에서 거주한 109만6916명 전원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이 15세까지 거주한 동네의 빈곤 지수 및 어린 시절 얼마나 자주 거주지를 옮겼는지를 조사한 후, 성인이 되었을 때의 우울증 발생 여부를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총 3만5098명이 성인이 되어서 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 어린 시절 거주지 지역의 빈곤 지수는 우울증 발생 빈도에 미미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5세 이전에 이사를 하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서 한 차례 이사를 한 경우는 성인이 되었을 때 우울증 발생이 40%, 두 번 이상 이사한 경우는 61% 더 높았다.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꾸준히 산다는 것은 가정이 안정되어 있고, 친구나 이웃들과도 친해지고, 사회적으로 서로 도울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온 편으로 해석된다. 반면, 자주 이사를 다닌다는 것은 가정이 불안하고, 친구나 주변 이웃과의 연대 관계가 끊어지는 환경이기 때문에 우울증 발생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가족들의 이사를 결정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자녀 성적을 위해서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