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2024 하계 올림픽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육상, 수영 등 32종목에서 인간 한계를 넘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올림픽 운동 종목 안에는 다양한 스포츠의학이 담겨 있고, 일반인도 배워야 할 건강 정보가 있다. 올림픽 스포츠 속 의학 이야기를 연재한다.
양궁은 한국의 메달 밭이다. 지금까지 금메달 27개를 포함, 43개의 메달을 따냈다. 70m 떨어진 곳에서 지름 12.2㎝ 10점 과녁에 화살을 정확하게 갖다 꽂는 태극 궁사의 실력이 엄청나다. 그렇게 하려면 활을 흔들리지 않게 떠받치고, 활시위를 안정적으로 당겨주는 어깨와 등근육이 발달되어야 한다.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라는 책을 쓴 이재호 계명대 의대 교수는 “보시다시피 양궁 선수들은 어깨 근육이 보디빌더처럼 울퉁불퉁하게 발달되어 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활을 정확하게 쏘는 비결은 등근육을 잘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어깨에서 등판으로 부채처럼 펼쳐진 광배근(넓은등근)이 어깨 근육의 진동을 감소시키고, 안정된 활시위 자세를 유지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이재호 교수는 “활을 발사하기 직전에는 호흡을 멈추고 자세 흔들림이 전혀 없어야 하는데 광배근이 외부의 작은 충격도 흡수하고, 호흡을 안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주로 척추뼈 앞면에서 시작하기에 나이 들면 허리와 어깨가 앞으로 구부정해진다. 그래서 일반인도 등근육을 키워야 자세가 좋아지고, 근골격계 질환이 예방된다. 상체를 바로 세우고, 어깨 펴고 살려면, 노 젓기 동작 같은 등근육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양궁 선수가 활시위를 당겨 조준한 후 발사 직전에는 활을 입술에 갖다 대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이재호 교수는 “턱끝 신경이 지배하는 입술은 감각이 매우 예민하여 접촉 위치가 1㎜만 차이 나도 알 수 있다”며 “당긴 활시위를 입술에 대어 자신만의 조준점 위치로 활시위가 정확히 왔는지 확인하기 위한 동작”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양궁의 교훈. 디테일이 결과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