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 게임기를 사 온 남편에게 소리 지르며 화내는 우진(한지민) 모습/tvN

사람의 감정 조절 원리를 살핀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토르 D. 웨거 미국 다트머스대 심리·뇌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감정 생성’과 ‘감정 조절’을 분리해 살핀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피츠버그대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데이터를 활용해 뇌의 신경 활동을 조사했다. 피투성이 장면이나 무서운 동물이 등장하는 장면 등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이미지를 볼 때와 불쾌한 감정을 줄일 수 있는 생각을 하도록 요청받은 상태에서 기록한 뇌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연구진은 전전두엽 피질의 특정 영역과 또 다른 상위 피질 계층이 감정 조절에 관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영역들은 높은 수준의 인지기능, 추상적인 사고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이다. 해당 뇌 영역들이 활성화되는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이 자신에게 영향을 덜 미치게 하는 탄력성을 보인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도 확인했다. 칸나비노이드, 오피오이드, 세로토닌에 대한 수용체가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영역에 특히 풍부하다는 점을 포착한 것이다. 연구팀은 “해당 수용체에 결합하는 약물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뇌가 부정적인 감정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정신건강 문제가 생기는 만큼, 약물치료를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근거를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뇌에 작용하는 약물 효과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면 뇌 시스템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감정 조절을 개선하기 위한 뇌 표적을 찾는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