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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신체 활동 부족 상태다.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윤준 교수팀이 한국인의 신체 활동 관련 기존 연구 자료를 수집·정리하여 2022년 대한가정의학회지에 발표한 한 리뷰(review) 논문에 따르면, 성인의 신체 활동 부족 비율은 54.4%였다(국민건강영양조사 바탕).

신체 활동 부족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여 57.0%, 남 51.7%). 신체 활동 부족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강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성인의 규칙적인 걷기도 해마다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실천율은 4명 중 1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규칙적인 걷기란 1회 30분 이상, 주 5회 이상 걷는 것을 말한다. 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성인 비율도 성인 4명 중 1명꼴이었다. 반면, 앉아서 지내는 좌식 시간은 2014년 7.5시간에서 2020년 8.6시간으로 늘어났다. 양윤준 교수는 “신체 활동은 근골격계·정신 건강을 개선하고, 대사 질환, 심혈관 질환, 암 발생 위험을 낮추며, 건강한 기대 수명을 연장한다”며 “운동을 할 수 없다면 일상생활에서라도 신체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현국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할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게 현대인의 삶이다. 이에 운동에 해당하는 일상 속 신체 활동을 늘려서 운동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갖자는 생각으로 등장한 개념이 신체 활동 강도 지수 MET(Metabolic Equivalents of Task)다. 우리 몸이 의자에 앉아 휴식하고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산소량을 MET 1점으로 하고, 움직임의 강도에 따라 얼마나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지를 수치로 객관화한 것이다.

MET 값을 알면, 자동차 운전 출퇴근 대신 버스·지하철 대중교통 이용이 얼마나 큰 신체 활동인지 깨닫게 된다. 이에 미국 뉴욕시에서는 “전기(엘리베이터)를 쓰지 말고, 칼로리를 태우자. 계단을 이용하자”며 MET 증진 캠페인을 벌인다. 엘리베이터에 서 있는 행동은 MET 1.3이지만, 천천히 계단 오르기는 4점으로 3배의 신체 활동이 된다. 빨리 계단을 오르면 8,8점으로 7배가 된다.

일본 국립 건강·영양 연구소가 제시한 각종 신체 활동 MET 지수에 따르면<그래픽 참조>, 배달 음식을 시키지 않고 직접 요리(MET 2.0)를 하면, 요가나 스트레칭(2.5)과 가깝다. 욕실 청소(3.5)와 일상 속 자전거(4.0)는 수중 걷기(4.5)에 근접한다. 동물과 활발하게 놀기(5.3)와 어린이와 활발하게 같이 놀기(5.8)도 등산(6.5)에 가깝다. 계단을 빠르게 올라가면(8.8), 자전거 빨리 타기(8.0)보다 산소 요구량이 많아진다.

출퇴근 걷기는 MET 4점이고, 아이와 함께 걸어도 4점이다. 오르막 자전거 타기는 14점으로, 이는 러닝머신 위에서 빨리 뛰는 것을 뛰어넘는다. MET 값 올리기를 잘 활용하면, 일상이 운동이 되고, 사는 곳이 헬스클럽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비만, 당뇨병, 만성 대사 질환이 줄고, 신체 활력이 좋아져 우울증도 개선된다. 사는 게 스포츠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