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의 승인 결정이 연기됐다. 8일(현지 시각) CNN·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도나네맙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토하기 위해 최종 외부 자문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애초 이달 말 결정하기로 했던 승인 여부는 수개월 연기될 전망이다.
도나네맙은 지금까지 나온 알츠하이머 치료제 중 가장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인 약이다. 도나네맙은 임상 3상 시험에서 위약(시험 결과 비교를 위한 가짜약) 대비 인지력 저하를 35% 늦췄고, 특히 극초기 환자에게서는 인지력 저하 속도가 60%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효과가 탁월한 만큼 부작용도 커졌다. 도나네맙과 레켐비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모두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단백질 덩어리)에 작용하는 원리다.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는 일반인과 달리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많이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 플라크가 뇌 신경세포 기능을 방해한다. 도나네맙은 존재하는 플라크를 제거하고, 레켐비는 플라크 생성 전에 아밀로이드에 작용해 플라크가 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를 늦춘다. 다만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약이 작용하는 과정에서 면역반응이 유발되고, 이 면역반응 때문에 뇌에 염증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다.
일라이 릴리는 임상 3상에서 1734명을 대상으로 시험했는데, 약을 투약한 참가자의 37%가 뇌부종·뇌 미세 출혈 증상을 겪었다. 이 질환이 중증으로 발병한 비율은 1.6%, 부작용으로 사망한 참가자는 3명이었다. 작년 7월 FDA 허가를 받은 레켐비도 13%의 부작용 발병 확률이 나타났다. CNN은 “지금까지 레켐비를 투약한 환자는 2000명에 그쳤다”며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다는 불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