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가 생체 신장 로봇이식술을 집도하고 있다./은평성모병원

국내 최초로 로봇 수술을 통해 뇌사자 신장 이식과 생체 신장 모두 성공한 병원이 등장했다.

은평성모병원은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지난 11월 말 40대 딸이 기증한 생체 신장을 로봇 수술을 통해 60대 엄마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만성 신장질환과 당뇨병으로 지난 2020년 은평성모병원을 찾았던 환자는 2023년 초 혈액 투석을 시작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기증에 적극 나선 딸 덕분에 로봇수술을 받게 됐다. 이 환자는 이식 후 빠르게 회복해 수술 2주 만에 퇴원했으며 지금도 정기적으로 외래를 받는 등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로봇 신장이식은 절개를 최소화해 환자의 통증과 흉터, 수술 합병증을 줄여준다. 10배 이상 확대된 시야와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관절로 혈관과 요관 등을 세밀하게 확인하며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적인 개복 수술을 통한 신장이식을 진행하면 20cm 정도의 절개창을 내고 이는 큰 통증, 더딘 회복, 흉터 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로봇수술을 활용한 이식팀은 약 6cm 크기의 하복부 최소 절개창을 이용해 기증자의 신장을 복강 내로 넣고,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1cm 내외의 작은 구멍 4개를 통해 정교하게 혈관을 문합했다.

은평성모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작년 7월 국내 최초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의료진은 당시 만성사구체신염으로 9년간 투병 중이던 50대 여성에게 로봇수술로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해 국내 의료 환경에서 뇌사자 기증 장기의 로봇이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후 지난 11월 두 번째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했다. 이번 생체 신장 이식 로봇수술을 집도한 황정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우리나라 장기이식 술기(수술 기술)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로봇이식이 환자들의 치료성적 향상과 예후 개선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