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는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충동적이며, 과다 행동을 보이는 정신 질환이다. 어린이, 청소년에게 많지만 유아기에도 발생하고, 성인에게서도 발생한다. 치료는 행동 치료가 우선이고, 약물로는 메칠페니데이트, 암페타민과 같은 신경 자극제가 효과적이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정신과 편에 ADHD 약물이 심혈관 질환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스웨덴에서 주의력 결핍 장애 진단을 받은 27만8027명을 평균 4년간 관찰하고, 고혈압, 심근경색증,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 총 1만388명과 발생하지 않은 5만1672명을 비교한 결과, 주의력 결핍 장애 약물을 오래 복용한 환자일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이 증가하였다.

약물을 1~2년 복용한 경우는 심혈관 질환 발생이 9% 증가했고, 2~3년은 15%, 3~5년은 27%나 더 발생했다. 특히 고혈압 발생은 약제를 장기간 복용 시 72%나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약제 복용이 1년 늘어날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은 약 4%씩 증가했다.

메칠페니데이트나 암페타민은 도파민이나 노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 자극 물질을 높이기 때문에 혈압과 심박 수를 올리고, 심장 부담을 늘려서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약물들은 각성 효과가 있어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복용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던 약제이기도 하다. 주의력 결핍 장애 약물은 필요한 경우에만 복용하고, 되도록 사용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