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한 뒤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미국이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각 13일 오후 11시)를 기해 호르무즈 해협 역(逆)봉쇄에 돌입했다. 유가 상승 등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칠 파장을 감수하더라도 이란을 압박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적들이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군사적 보복을 천명함에 따라 양측간 긴장이 휴전 이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하는 등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앞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면서 “다만 이란 항구 외의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에 대해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상 봉쇄는 적국의 군함이나 상선의 통행을 차단해 보급로를 끊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온 흐름을 끊고, 돈줄인 원유 수출길을 막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와함께 제한적 타격 재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를 ‘불법적인 행위이자 명백한 해적질’이라고 비난했다. 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은 X(옛 트위터)에 워싱턴 DC의 휘발유 가격을 보여주는 사진을 올린 뒤 “현재 가격을 즐겨라. 곧 (갤런당) 4~5달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란이 돌아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대화 여지는 열어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이 국제법의 틀을 준수한다면 합의 도달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WSJ은 “중동 지역 국가들이 ‘2주 휴전’ 기간을 연장하고 미국과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