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동부 시간 기준 4월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終戰) 협상 이후인 이날 오전 “호르무즈 해협을 출입하는 모든 선박을 미 해군이 차단할 것”이라 했다. 단기적인 유가 상승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가져올 혼란 등을 감수하더라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레버리지로 삼는 상황을 방지해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후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봉쇄 조치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위치한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해 이란 항구 및 연안 지역에 출입하는 모든 나라의 선박에 공평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이외의 항구로 향하거나 거기서 출발하는 선박의 항행(航行) 자유는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또 이번 봉쇄 조치에 앞서 상업 선박의 선원들에게는 공지를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2주 일시 휴전(休戰) 상태지만 현재 중동에는 두 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포함해 미군 병력 약 5만명이 전개돼 있는 상태다. 트럼프는 이란이 드론, 미사일 등을 동원해 선박 통행을 방해하면 ‘지옥’이 될 것이라 경고했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서는 해군을 동원한 호르무즈 해협 차단과 관련해 “해협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한국·일본 등 자신의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은 우방국에 대해서는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이날도 주한미군 숫자를 실제 수준인 약 2만8500명보다 부풀려 얘기하며 “우리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영국 등 몇몇 다른 국가들이 기뢰제거함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모든 군사력이 파괴돼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에 “이란이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않고 돌아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이란을 향해 개방하라고 압박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직접 봉쇄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란의 주요 자금원을 차단해 압박 수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 작전이 시작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받는 대가로 일부 유조선의 통행을 허용해왔다.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에너지 가격이 “비슷하거나 어쩌면 조금 더 높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단기적인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과 통행료 수입을 차단해 협상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