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세계 최강의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거나 출항하려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이 전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만나 장시간 종전(終戰)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트럼프는 첫 공개 메시지에서 “미국은 결코 이란의 공갈에 굴복하지 않을 것” “이란이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파괴하고, 평화로운 선박을 향해 발포하는 이란인 누구든 지옥으로 보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이 ‘핵 포기’ 확약을 거부한 가운데 “이란은 결코 핵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했고, 불법 통행료를 지불한 선박을 공해에서라도 찾아내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
전날 워싱턴 DC에서 플로리다주(州)로 이동한 트럼프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대부분 사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유일한 쟁점인 핵 문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 조치가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미 대표단을 이끈 J D 밴스 부통령은 전날 미측이 유연한 자세로 협상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현재, 그리고 향후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란 확약을 받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란은 핵 야망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며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문제에 대해 전혀 양보하지 않았다. 이란은 절대 핵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회담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해 “이란은 개방을 약속했지만 고의로 이를 이행하지 않아 전 세계 수많은 사람과 국가에 불안, 혼란, 고통을 겪게 했다”며 “국제 수로를 즉시 개방하는 절차를 서둘러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과의 협상과 동시에 구축함 2척을 해협으로 진입시키고 기뢰 제거 작전도 시작했다고 밝혔는데, 트럼프는 이날 해군을 동원해 해협을 진입 또는 출항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해군이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선박을 국제 수역에서 찾아내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며 “불법 통행료를 지불한 자는 누구도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결코 갈취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해협을 오가는 선박을 상대로 드론,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트럼프는 “평화로운 선박을 향해 발포하는 이란인들은 누구든 지옥으로 날려버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해군, 공군은 사라졌고 대공 방어 체계와 레이더는 무용지물이 됐다”며 “다른 나라들도 봉쇄 조치에 동참할 것이다. 적절한 ‘전투 준비 완료’ 상태가 되면 우리 군은 이란에 남아 있는 그 잔여 세력을 완전히 섬멸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의 2주 일시 휴전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에는 여전히 두 척의 항공모함 전단, 약 5만명의 미 병력 등 미군 자산이 집중 전개된 상태다. 트럼프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시사해 왔다.